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당분간 추가 하락에 무게

중장기론 "930원 이하로" "950원이상 오를것" 전망 갈려

원ㆍ달러 환율이 6주 간의 940~950원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며 급전직하했다. 흐름상 930원대 안팎으로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920원 부근으로의 하향추세 전망과 950원대 이상의 상승전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대외여건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한국경제의 앞날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환율 6주 만에 박스권 탈피=원ㆍ달러 환율이 이틀간 무려 10원80전이나 급락하며 지난 1월15일 이후 처음으로 930원대로 추락했다. 이틀간 11원가량 급락했던 것은 지난해 10월 말 환율이 900원을 뚫고 내려갔던 ‘비상국면’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최근 외환시장에서 일평균 환율 움직임이 2~3원 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폭락 수준이라 할 만하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940원10전) 이후 두 차례 950선 진입을 시도한 뒤 줄곧 한달가량 940원 중반대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환율이 박스권 흐름에서 이탈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차 지지선인 945원대가 무너지고 심리적 지지선인 940원마저 손쉽게 무너졌기 때문에 지난해 11월 초 이후 계속된 상승추세가 깨졌다는 것이다. 이진우 농협선물 부장은 “899원에서 955원까지 약 3개월 간의 상승 사이클이 940원 붕괴로 조정 장세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 추가 하락에 무게=시장 분위기상 당분간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선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가 1.50달러로 연일 사상 최고치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점이 시장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다소 막연하게 저점매수에 나섰던 투기세력들이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달러화 약세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자 손절매에 나서고 이는 고스란히 국내 시장참가자들의 매도세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환율 상승의 주요인이었던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그친 점도 추가 하락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미국 달러화가 유로뿐 아니라 뉴질랜드ㆍ호주ㆍ브라질 등 각국 통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고 있어 원화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당분간 달러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원도 “경상수지가 좋지 않아 급락 위험은 적지만 달러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완만한 원화강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장기는 920원 대 960원 엇갈려=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930원 밑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과 950원 이상으로 재상승한다는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장기적 추가 하락을 점치는 쪽은 미국 경기가 워낙 안 좋아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운다.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은 “최근 급락세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약세 사이에서 방황하다 달러약세 쪽으로 기운 것”이라며 “지난해 말처럼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930~940원대에서 머물다 하반기에 갈수록 920원대 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상승 반전을 예상하는 쪽은 미국의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쉽게 이뤄지기 어렵고 국내 주식시장 역시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 부장은 “글로벌 인플레가 심각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하 조치가 곧 멈출 것으로 예상되고 주식시장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경상수지 적자 등 수급 요인도 좋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960~980원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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