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도심 상인들 시위·집회로 피해

종로상인들 "장사못해" 민노총에 배상요구도주말과 휴일마다 서울 도심에 각종 행사와 집회가 계속되면서 교통체증은 물론 상인들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노동ㆍ시민단체의 시위가 매주마다 되풀이 되면서 차로 점거 등으로 피해가 커지자 시위지역 인근 상인들 가운데는 가게를 아예 내놓거나 시위단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행사ㆍ집회 교통혼잡 비용 올해만 21억200만원=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 행사'부터 시작해 지난 12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까지의 교통혼잡 비용은 21억200만원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직ㆍ간접으로 입는 피해와 상인들의 매출감소까지 계산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분석이다. 최근에 열린 도심집회와 행사의 교통혼잡 비용만 보더라도 12일의 민노총 총파업 집회로 6억6,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10일 월드컵성공기원 마라톤대회도 1,2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 지난 3일의 6.3 통일연대 대학로집회(1억4,500만원), 송파대로에서 열린 국제관광 하프마라톤대회(8,600만원), 신촌과 성산로에서 열린 신촌문화축제(9,500만원)로 인한 비용도 수월찮다. 서울경찰청과 종로경찰서의 자료를 보면 올들어 4월 말까지 서울 도심에서 일어난 집회ㆍ시위 건수는 모두 2,799건으로 하루평균 23.3건씩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학로ㆍ종묘공원ㆍ탑골공원 등 종로 일대의 시위는 333건으로 전체 11.9%에 불과하지만 규모가 큰데다 상가밀집 지역이다 보니 피해는 훨씬 크다. 잦은 시위로 주말 특수를 누려야 할 이 일대 음식점 등의 상인들은 매출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으며 일부 상인은 가게를 아예 내놓기까지 했다. 주부 이선래(38)씨는 "주말모임이라든지 약속장소를 종로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말마다 과격시위가 있는 것 같아 가급적 종로를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책임지는 곳이 없다=그러나 교통혼잡 비용 등 행사와 시위로 인한 손실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종로상인 모임인 '종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5월31일 종묘공원에서 열린 민중대회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 행사를 주관한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집회참가 단체를 상대로 2,537만여원의 연대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종로 2가에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대식(44)씨는 "종로 일대에 시위가 있는 날이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며 "이 일대 음식점들은 시위로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시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종로에만 집중돼 상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시위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것이 이 일대 상인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승년 종로 1~4가 동장은 "상인들이 조만간 민사소송을 포함한 어떠한 형식으로도 후속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며 "폭력성향을 띠는 시위로 더 이상 '새우등 터지는 꼴'을 당하지는 않겠다는 게 상인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는 상인들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한 집회이기 때문에 집회로 인한 공공피해에 대해서는 변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석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