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음식물쓰레기로 한해 15조 낭비

외식증가가 주요인 식생활개선 시급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99년 한해의 우리나라 농수산물 총 수입액(9조5,420억원)의 1.5배에 이르고 자동차 수출액(14조5,600억원)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다. 환경부가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용역의뢰, 18일 발표한 '음식물로 버려지는 식량자원의 경제적 가치산정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9년 한해동안 버려진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483만2,000톤으로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14조7,476억원에 달한다. 이는 88년(8조원)에 비해 11년만에 1.8배로 늘어난 수치로 상암 월드컵경기장(건설비 2,000억원) 70개를 지을 수 있는 액수다. 여기에는 음식물쓰레기의 수집운반비와 처리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이런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합하면 15조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 외식 증가가 주요인 우리나라 국민들은 음식물쓰레기로 하루에 404억원을 낭비하고 1인당 연간 31만4,000원(103.1㎏), 가구당(3.6명 기준) 113만3,000원(371.2㎏)을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음식물쓰레기는 가정에서 64%, 음식점과 집단급식소 등 외식에서 36%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보면 가정식에서 6조2,800억원, 외식에서 8조4,700억원이 각각 낭비되는 것으로 산정됐다. 환경부는 최근 10년간 음식물쓰레기의 발생량은 40%이상 줄어들었지만 경제적 가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10년간 물가가 90% 상승한 데다 국민들의 외식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도시가계의 음식료비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88년 14%에서 90년 20.6%, 97년 36.4%로 급격하게 높아졌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영향으로 98년에는 33.6%로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후 99년에는 35.6%로 회복세를 보인데 이어 2000년에는 39.4%로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구당 외식금액도 88년 2만2,865원에서 99년 14만6,900원으로 5.4배가 늘었다. ◇음식문화 개선 서둘러야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2000년 현재 56.6%에 불과하고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도 29.7%에 그치는데다 결식아동이 16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아까운 식량이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효과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쓰레기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쓰시협) 신성호 간사는 "우리 음식은 반찬 가지수가 지나치게 많아 낭비의 요인이 되고 있다"며 "월드컵을 계기로 음식문화를 개선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가정에서도 주부들이 식품 구입과 관련, 계획을 세워 필요한 만큼만 그때 그때 구입해 낭비요인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 20%(3조원 규모) 줄이기를 목표로 시민들이 가정과 식당에서 지켜야 할 생활실천수칙을 제정, 여성과 종교, 환경, 음식점단체등과 함께 범국민적 운동을 전개하고 우리 음식문화에 적합한 감량모델 개발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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