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약발' 안먹히는 부동산정책

두차례에 걸친 세무조사,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조치, 기준시가 인상, 재건축 과열억제대책, 자금출처조사.. 올들어 8개월 동안 정부가 내놓은 집값 안정대책은 이루 열거하지 못할 정도다. 아파트 분양권 등에 대한 1ㆍ2차 양도세 탈루조사로 부족한지 국세청은 사상 처음으로 자금출처조사에 들어갔다. 기준시가도 지난 4월 평균 9.8% 상향조정한 데 이어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또다시 인상할 태세다. 이것도 모자라 공정거래위원회도 집값 담합에 대한 조사의 칼을 뽑았고 서울시도 26일 중개업소 특별 단속에 들어갔다. 공정위가 타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부녀회의 담합행위도 조사하겠다는 방침에서는 마치 지푸라기도 잡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가히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투기와의 전쟁'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도 강남 집값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각종 조사와 대책의 강도에 비하면 이상할 정도로 '안정'돼 있다. 자금출처조사 등을 골자로 한 8ㆍ9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되자 엉뚱하게도 강북과 신도시 집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요인으로 설명하기에는 오름폭이 너무 크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정부의 투기근절 및 집값안정의 의지는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도무지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 "주택시장 부양대책을 내놓은 지 얼마나 됐습니까. 주택청약통장은 '국가공인 투기복권'이나 다름없습니다. 온갖 투기를 부추기는 제도를 도입해놓고 이제 와서 투기를 잡겠다고요." 반포에서 영업을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이같이 쏘아붙이면서 "주택시장에는 이번 소나기만 피하면 또다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고 단언했다. 주택경기가 식으면 부양책을 동원하고 투기조짐이 보이면 다시 억누른다는 식의 온탕냉탕정책이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99년ㆍ2000년에 집중된 주택시장 활성화대책이 꺼져가는 경기의 불씨를 지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너무나 손쉽고 위험한 정책을 선택했다는 비판은 외면하기 어렵다. 정책이 신뢰를 잃으면 이를 회복하는 데 곱절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근의 집값 폭등은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왜 중요한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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