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 "종합금융그룹 변신한다"

LG카드 인수전 참여이어 이달중 IT자회사 설립추진<br>신사업 진출겨냥 보험업법 개정건의도<br>금융·농업경제부문 분리문제가 변수


농협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해 말 증권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최근 들어 정보기술(IT) 자회사 설립까지 추진 중이다. 여기에 공제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농협의 금융 부문은 어느 금융그룹 못지않은 규모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문제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농협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0조5,000억원에 달하며 여ㆍ수신도 각각 87조원, 100조원으로 은행권 2~3위를 달리고 있다. 카드 부문은 회원수 589만여명에 연간 이용액 31조1,000억원을 자랑한다. 공제사업 규모도 자산 19조6,000원, 수입보험료 6조5,600억원(손해보험 포함)으로 생명보험시장에서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에 이어 4위권이다. 농협의 금융 부문은 이미 ‘공룡화’됐으며 여전히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종증권을 인수해 지난 2월 새롭게 출범한 NH증권은 증권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농협의 운용자산 중 20%인 20조원 가량만 굴려도 매년 200억~300억원의 운용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농협은 NH증권을 오는 2010년까지 시가총액 2조원대의 메이저 증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IT자회사 설립도 구체화되고 있다. 농협은 이르면 이달 중에 자본금 250억원 규모의 IT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금융그룹 IT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농협은 보험사업인 공제 부문에서도 새로운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협은 공제사업도 금융감독당국의 감독을 받는 것을 전제로 신시장 진출을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농협공제는 민영보험사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보사의 주력상품인 변액보험이나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없고 퇴직연금 시장 진출도 막혀 있는 상태다. 농협이 금융그룹화를 위해 뛰어든 작업이 LG카드 인수전 참여다. 농협이 1,000만 회원수를 자랑하는 LG카드를 인수하면 카드업계 정상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게다가 하나로마트 등 대형 유통사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협이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농협의 거침 없는 행보에 유일한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문제다. 재정경제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농협의 신ㆍ경분리를 요구해왔고 농협은 6월 말까지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농협은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경제사업 부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신ㆍ경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은 최근 “신용사업 부문이 떨어져나갔을 때 과연 농협이 잘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복영 농협중앙회 상무는 “신ㆍ경분리 이전에는 신규 금융업 진출이 안된다는 것이 정부측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변화가 있어 보인다”며 “신ㆍ경분리와 종합금융그룹화는 별개의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LG카드 인수 등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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