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열광과 비통의 쌍곡선

다시 나빠지는 체감경기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난 5월 이후 급속히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 5월 143.0에서 7월에는 114.6으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앞으로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경기지수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38.9였던 종합경기지수는 5월 125.9로 낮아진데 이어 6월에는 108.4로 떨어져 가까스로 100을 넘겼다. 기업들이 향후 경기에 대해 유보 내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 불안과 환율하락등에 따른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데다 계절적인 요인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미국경제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기업의 회계비리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증시와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그동안 경기회복을 주도해온 내수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도 일부 부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6월에는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막대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은이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하다 하겠다. 경기에 대한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달러약세에 따른 환율하락등 외부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무엇보다도 시장과 기업에 환율이 일정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는 경제운용 및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정권말기의 레임덕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노동불안이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사관계가 불안하고 국내 기업환경이 악화된다면 포스트 월드컵 대책의 효과도 반감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노사관계 안정을 비롯한 기업환경 개선에 일차적인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경제활력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인위적인 부양책보다는 경제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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