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들 장래낙관 투자 가속화/홍콩반환 D­7

◎외국계,지분 화상 등 양도 공생전략/한때 본사이전 「자딘 매디슨」도 복귀/중국계업체 본토지원 기대 “의욕적”오는 7월1일 홍콩반환을 앞두고 다양한 출신배경을 갖고 있는 홍콩기업들은 홍콩반환 후의 손익계산과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영국계 기업은 그동안 누려온 특권이 사라지는 것에 대비한 생존전략을 짜고있는 반면 중국계 기업은 공정경쟁의 차원을 넘어 내심 본토로부터의 「관시(연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우쭐해있다. 그러나 배경이 어떻든, 홍콩기업들은 반환후의 기업활동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 외국기업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23일 아시아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반환후 홍콩 경제환경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76%에서 훨씬 올라간 수치다. 영국계 기업의 대표주자로 이가성그룹에 이어 홍콩내 2위인 자딘 매디슨(이화)그룹이 홍콩뿐 아니라 중국본토에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것은 홍콩기업들의 낙관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딘 매디슨이 중국전역에 진행중인 사업은 무역, 엘리베이터업 등 무려 69개. 아편무역으로 시작, 홍콩정부와 밀착관계를 유지하며 성장일로를 걸어왔던 자딘 매디슨은 지난 84년 홍콩반환협정이 체결되자 영국령인 버뮤다로 본사 등기를 이전시켜 홍콩증시를 폭락시켰다. 94년엔 산하기업 주식을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96년 1월 홍콩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자딘 매디슨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발표하면서 매디슨은 유일하게 남겨놓았던 자회사인 치지공사를 통해 택지 매입을 확대하고 신공항철도의 중환역개발 입찰에 참여했다. 정부의 후원아래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캐세이 퍼시픽(국태항공)은 중국계기업에 일정지분을 양보, 공동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퍼시픽의 모기업인 태고양행은 87년 이래 중국계 기업인 중신태부에 12.5%의 항공주식을 양도했다. 영국계기업 대동전보도 홍콩텔레콤 주식 20%를 중국기업에 넘겨주었다. 이들 항공, 통신기업들은 업종 특성상 해외로 빠져나갈 수 없고, 따라서 중국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앞으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산이다. 한편 중국계 기업은 본토 모기업의 대규모 지원하에 규모를 늘려가는 동시에 세련된 홍콩현지의 경영체제를 배워나간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홍콩경제 비중에 있어 영국계 기업들에게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94년 현재 홍콩증시에 상장된 영국계 기업은 총시가의 38%를 차지하는 반면 화상자본은 12%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미 홍콩을 주름잡고 있는 중국계 최대기업인 총자산 9천억홍콩달러의 중은집단외에 최근엔 신흥기업들이 부상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중심세력이 되리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콩에 인접한 광주시 산하의 웨시우(월수)기업이 대표적인 예. 지난 85년 조그만 무역회사로 시작한 웨시우는 현재 중은집단, 화윤집단 등이 속해있는 중국계 10대 기업에 진입했다. 웨시우는 중국계 기업답지않게 현장에서 모든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신속경영체제를 구축해 앞으로 중국계 기업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 전력업체인 미국남방공사가 지난해 10월 홍콩 아주전력 지분 40%를 홍콩 사상 최대규모인 2백10억홍콩달러에 매수하는 등 여타 외국기업들도 홍콩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홍콩=문주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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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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