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카트리나 이후

파이낸셜타임스 9월1일자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지역에서 수백명이 죽었을지 모르고 제방이 무너지면서 뉴올리언스는 대부분 물에 잠겼다. 카트리나는 인적 피해뿐 아니라 미국 에너지 기간시설에 미친 피해 규모에서도 최악의 재해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있을지 모를 비슷한 재해에서 인적ㆍ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지금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먼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만 해안가 주변에 몰려 있어 허리케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멋진 경관에 반한 사람들이 멕시코만 동쪽 지역에 정착하고 있으며 서쪽 지역에 위치한 정유회사들의 인력 수요도 인구밀집의 요인이다. 지역 대부분이 바다보다 수면이 낮고, 특히 베니스와 네덜란드보다 더 낮은 지형을 갖고 있는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폭풍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다. 도시 재건 과정에서 해안가 주변 주택 집중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허리케인이 경제에 미친 타격이 왜 커지고 있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원인 가운데 하나가 플로리다주와 멕시코만 인근 다른 주들간의 정책 차이에 있다. 플로리다 주지사 젭 부시는 그의 선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동쪽 해안지역에 정유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막고 있다. 반면 서쪽 해안지역의 주들은 석유회사들이 제공하는 일자리를 반기며 이들이 제안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 결과 석유시설이 한 지역에 몰려 있고 이로 인해 허리케인에 따른 피해 역시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정유시설을 폐쇄시킨 카트리나의 영향은 또 지난 30년 동안 새로운 정유시설을 만들지 않았던 미국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여기에는 원유만 포함돼 있고 정유제품은 포함돼 있지 않다. 게다가 지역마다 서로 다른 에너지 기준들도 효율적인 에너지정책에 방해가 되고 있다. 카트리나 희생자들에 대한 모든 지원을 마친 후 미국 정부는 에너지시스템의 이러한 왜곡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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