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율과 유가, 원자재 가격 등의 경제 여건이좋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 등을 토대로 우려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기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작년에 원.달러 환율이 1천원선을 위협하고 유가가 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나라 밖에서 거센 외풍이 몰아닥치는 와중에서도 비교적 선전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기업들은 경기 회복과 소비심리 부활, 월드컵 등에 대한 기대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등 공격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 지난해 실적 만족스러워 = 삼성전자는 작년 4.4분기에 15조5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초로 매출 15조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2004년에는 크게 못미쳤지만 지난해 2.4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차츰 호전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번주 기업설명회를 갖는 하이닉스는 작년 4.4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기대되며 LG전자에 대해서도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4분기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 등에 힘입어 작년 매출액이 21조6천950억원, 순이익이 4조13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6%, 4.9% 늘었다.
포스코가 연초 전망한 수준보다는 못하지만 사상 최대 규모인 데다 하반기 철강제품의 가격 하락과 중국산 대량 유입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253만3천695대로 전년보다 11% 늘어났고 순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GM대우는 GM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도차업체들중 가장 높은 39.9%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SK㈜는 고유가 덕분에 지난해 11월까지 매출이 이미 21조원으로 사상 최대였던전년(17조4천억원) 수준을 돌파했고 순이익도 전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테크윈은 디지털 카메라 사업 등이 호조를 보인 덕에 사상 최대 매출인 2조3천914억원, 순이익은 무려 234.9% 뛴 864억원의 성적표를 냈다.
내수 유통기업인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이 7조3천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순이익은 4천381억원으로 30.4% 늘었다.
다만 쌍용차는 경유값 인상의 여파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고 LG필립스LCD도 연초 부진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 올해는 더 좋을듯 =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D램, LCD 등 주요부문의 업황이좋은 점을 고려해 올해 매출액 목표를 작년보다 11% 늘어난 63조6천억원, 연결기준매출은 83조원으로 잡았다.
연구개발(R&D) 투자비로 작년보다 12% 많은 6조800억원을 배정했지만 설비 투자는 반도체(5조6천300억원), LCD(2조3천700억원) 등에 작년보다 8% 적은 9조2천300억원을 할당했다.
LG필립스LCD는 올해 차세대 생산라인인 P8공장의 클린룸과 설비 구축에 4천5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설비투자에 총 4조2천3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LCD 업계의 경쟁이 격해지고 있지만 독일월드컵 특수로 디지털TV 시장이 확대되면서 2.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올 하반기 구미 PDP공장에 A3 2단계 생산라인 투자를 실시하고 폴란드디지털 TV 공장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한국 구미-멕시코-중국 난징-폴란드를 잇는 PDP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제품가격 인하와 환율 등의 경영환경을 반영해 매출 목표를 19조-20조원으로 작년보다 낮춰 잡았지만 2008년까지 11조원 가량을 투자하는 등 공격경영을 펼치기로 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부터 회복 조짐이 뚜렷한 내수 분위기 를 바탕으로 올해에는작년보다 10.0% 증가한 8조3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11.3% 증가한 6천880억원, 당기 순이익은 11.8% 늘어난 4천900억원을 목표치로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