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크린축제 15일 개막 77편 상영제55회 칸국제영화제가 15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휴양도시 칸에서 개막돼 26일까지 12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전세계에서 출품한 2,281편의 영화 가운데 추려낸 장편 경쟁 부문 22편, 단편 경쟁 부문 11편, 개-폐막작을 포함한 공식 비경쟁 부문 7편,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21편, '감독주간' '비평가주간' '씨네파운데이션'등에 출품된 16편 등 총 7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장편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미국의 영화 감독 데이비드 린치가, 단편 경쟁부문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맡았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우디 앨런의 '할리우드 엔딩'과 프랑스 영화 '신사숙녀 여러분'이 각각 장식한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춘향뎐'에 이어 두 번째로 칸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의 수상 여부다.
조선시대 말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삶과 예술을 그린 '취화선'은 세계 각국에서 출품된 22편의 영화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그림을 소재로 한 예술적 취향과 한국의 사계절을 담은 유려한 영상, 최민식의 혼신의 연기 등이 유럽 관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제작진은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동아시아권 작품이 '취화선'과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미지의 즐거움' 2편뿐인데다 제4회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인도네시아 여배우 크리스틴 하킴과 홍콩 여배우 양쯔충(楊紫瓊) 등 비교적 한국 영화와 친숙한 이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취화선'의 수상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취화선'의 공식 시사는 폐막 하루 전인 25일 밤 10시로 잡혀 있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영화와 미국 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 편도 오르지 못했던 영국 영화는 '전부 아니면 전무'(마이크 리), '달콤한 열여섯'(켄 로치), '24시간 파티 피플'(마이클 윈터바텀) 등 3편이 초청장을 받았다.
반면 지난해 3편이나 경쟁부문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일본 영화는 올해는 칸 입성에 실패했다.
널리 알려진 거장의 작품이 많은 것도 이번 영화제의 특징. 마이크 리와 이란압바스 키아로스타미('10'), 장-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아들') 등은 예전에 황금종려상을 한번씩 거머쥐었던 감독들.
미국 폴 토머스 앤더슨('펀치 드렁크 러브')과 마이클 무어('보울링 콜럼바인'), 중국 지아 장커 감독 등은 올해 처음으로 칸 영화제 주상영관(팔레 데 페스티발)의 붉은 카펫을 밟게 됐다.
현재 분쟁 중인 이스라엘의 '케드마'(아모스 기타이)와 팔레스타인의 '성스러운 중재'(엘리아 술레이먼)가 나란히 본선에 진출한 점도 눈에 띈다.
한편 한국 영화로는 70대 노인들의 성 문제를 다룬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고 '허니문'(감독 박성진), '초겨울 점심'(감독 강병화), '리퀘스트'(감독 박진오) 등은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했다.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