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등 화술서 3권, 긍정적 대화법 강조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무수히 많지만, 언어를 가지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한다는 게 가장 확연한 특징일 것이다. 인류는 언어라는 도구에 힘임어 세계를 움직여 왔으며, 찬란한 문명을 건설해 왔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 보면, 말 잘하는 사람이 부와 권력을 손쉽게 장악한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 마찬가지로 말을 잘못해 패가망신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상업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에는 '말의 무게'가 더욱 실감난다. 어쩌면 '말 잘하기'가 곧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사람, 차근차근 대화로 푸는 사람''Yes! 끌어내는 대화법' 등 최근 출간된 대화술 관련서 3권은 한결같이 긍정적인 사고와 화술을 통한 자기계발 및 대화상대 설득을 강조하고 있다.
■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
(매튜 버드ㆍ래리 로드스타인 지음/이상원 옮김/청림출판 펴냄)
인간의 언어, 사고, 감정, 행동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삶의 모습을 규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의과대 교수인 저자는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하나의 전체로 연결돼 있다"면서 몸은 결국 마음의 지시에 따르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니까 행복을 꿈꾸는 마음을 가지면 행복을 얻게되고, 돈을 벌수 있다는 심리상태를 유지한다면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경제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떤게 바람직한 말이고 어떻게 좋은 말을 할 것인가. 이를 위해 이 책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자기 치유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생물학ㆍ신경과학ㆍ언어,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관한 고대와 현대의 시각들을 접합시킨 심리치료 기술. 핵심적인 기본원칙은 '말하는 그대로가 바로 당신'이다.
즉 어떤 말을 하는가가 그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언어가 현실을 만든다"고 강조하면서 강한 실천력을 요구한다.
■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사람, 차근차근 대화로 푸는 사람
(시빌 에반스 지음/이시형 감수/김태성 옮김/더난출판 펴냄)
독자여러분 같으면 어떤 사람을 선택하겠는가.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사람, 차근차근 대화로 푸는 사람 중에서. 피학을 즐기는 이가 아니라면 대개는 후자를 선호할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단순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짜증이 난다고 시도 때도 없이 불끈불끈해 봐야 자기 몸만 상하고, 상대를 내 생각으로 몰아올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고, 싸움을 피하기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저자인 시빌 에반스는 미국에서 '싸움 코치'로 이름난 갈등해결 전문가. 그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싸움을 붙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화를 억제하고 무리 없이 해소하는 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일방적인 승패나 타협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방적인 승패는 패자에게 원한과 분노를 심어주며, 적당한 타협은 양자 모두에게 싸움의 불씨를 남겨놓기 때문이다.
반면, 협력은 쌍방 모두 승자가 되는 방법이다. 에반스는 "결국 모두에게 승리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으라"고 권고한다.
■ Yes! 끌어내는 대화법
(전솽징 지음/송철규 옮김/예문 펴냄)
이 책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한비자와 귀곡자라는 두 인물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즉 설득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는 무력이 난무하던 혼란기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무력만으로 해결할수 없었던 일들이 많았다. 이 때 필요했던 것이 설득과 협상이었다. 한비자와 귀곡자는 당시 뛰어난 설득력과 협상능력으로 수많은 분쟁을 조정하고, 자국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한비자는 얄팍할 말재주 보다는 대화의 원칙과 기술을 강조했다. 그의 '역린론'은 원칙에 입각한 설득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역린이란 용의 목 아래 있는 역방향의 비늘, 이를 건드린다면 용의 공격을 피할수 없다. 군주를 용에 비해 가릴 말은 가려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귀곡자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네 가지 대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상대의 정서에 맞추어 대화할 것 ▦친분을 쌓을 것 ▦변화의 흐름에 따라 상황을 주도할 것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것 등이다.
문성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