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생매각 진통 거듭

공자위 "올 3월까지 실적적용 재평가" 방침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마지막 과제로 남은 대한생명 매각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대생의 매각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매각가격의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인수자인 한화컨소시엄의 구성원인 일본 오릭스사는 14일 예금보험공사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을 방문, 대생 매각 지연에 대해 항의하기로 하는 등 신경전 양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 공자위 대생 재평가 추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주 열린 매각소위원회를 통해 대한생명의 실적이 대폭 호전됨에 따라 2001 회계연도(2001.4~2002.3) 실적에 따른 기업가치의 적정평가를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 등을 통해 다시 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한생명은 지난 2001회계연도에 영업이 급격히 개선돼 계약자배당전 순이익이 8,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63빌딩을 포함, 1조원 내외로 알려졌던 매각가격에 대해 일부 공자위및 매각소위 관계자들이 호전된 실적을 감안해 가치평가를 새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자위의 한 관계자는 "대생이 수천억원의 이익이 난 상황에서 63빌딩과 신동아화재를 포함해 1조원안팎의 가격에 매각하는 것은 적정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어 평가기준을 2002년 3월말로 해 재평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위원들과 의견이 엇갈려 추후 매각소위를 다시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오릭스 예보에 항의 방문 예정 공자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화와 일본 오릭스 등 인수자측은 "국제협상 관행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다. 대생에 대한 기업평가는 당초 지난해 3월말에서 9월말로 늦춰 2001년 상반기 결산결과를 토대로 실시한 것으로 이미 입찰이 끝나고 인수가격에 대한 상호간의 의견도 상당히 접근된 상태에서 다시 기업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한화컨소시엄의 구성원이 오릭스가 14일 예금보험공사와 공자위를 방문해 기업가치 재평가 의도와 매각 지연 등에 대한 항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생 처리는 묘한 신경전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다. ◈ 대생 매각 표류 가능성 3조5,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받은 대생의 매각을 결정해야 하는 공자위로서는 인수가를 높여야 하는 것이 지상과제. 그러나 기업가치 재평가 등을 요구하며 매각 일정을 지연시키는 것 또한 무리가 따른다. 매각소위의 한 관계자는 "대생의 2001년 실적을 액면 그대로 봐야 하는지 확실치 않고 또 매년 올해와 같은 이익을 낼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더욱이 매각이 지연돼 한화이외에 컨소시엄에 참여한 오릭스와 호주 매커리 등이 인수의사를 철회할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매각 지연으로 대생 처리 자체가 표류할 경우 상황이 더욱 복잡하고 풀기 어려워 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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