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국가 통화스와프협정 의미] 아시아 통화기금 첫걸음

일시적 외환위기 효율적 대처 가능오는 8일 개막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례총회는 아시아인의 힘으로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의 첫걸음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97~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을 대체할 AMF 설립방안이 각국에서 제기됐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AMF의 전단계로 제기된 아시아국가간 통화스와프 협정은 이번 총회기간 동안 첫 결실을 맺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번 협정체결은 '아시아의 문제를 아시아인 스스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아시아 각국의 국제금융시장 대처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가간 협상 막바지 회담 개막을 1주일 앞두고 국가별로 양자간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타이는 일본과 30억달러, 한국과 20억달러 선에서 협정을 맺기로 합의했으며 중국과도 최종협상을 벌이고 있다. IMF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통화스와프협정에 반대했던 말레이시아도 ASEAN의 단결을 해칠 수 있다는 주변국의 만류로 일본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서는 등 각국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이미 지난 99년 2자간 방식으로 상호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한ㆍ중ㆍ일 3국도 지원한도액을 상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일 양국은 당초 50억달러였던 상한선을 70억달러로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에 적극대처 이번 협정타결로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97~98년처럼 일시적 해외자금 유출에 따른 외환위기에 적극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일시적으로 외환곳간이 거덜난 국가는 협정당사국과 체결한 한도 내에서 요청 즉시 외환을 수혈 받을 수 있어 외환유동성 불안을 조기에 잠재울 수 있게 된다. 특히 지원자금에 붙는 금리가 리보(런던은행간금리) 플러스 1.5%로 낮은 수준이다. IMF 단기지원자금 금리인 리보 플러스 2.5%보다도 1.0%포인트나 저렴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협력관계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AMF로 이어지리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해결과제도 산적 이번 협정의 가장 큰 한계는 통화스와프의 지원한도액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13개국의 외환보유고는 약 8,000억달러지만 실제 지원금액은 IMF 지원자금의 10% 이내로 제한되게 된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저금리의 자금을 신속히 지원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해온 IMF의 영향력이 이 지역에서 약화될 것을 우려한 미국의 강력한 견제 탓이다. 또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일부 국가의 경우 만성적인 정정불안으로 위기의 불씨를 항상 안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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