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농산물 가격 상승과 사재기 현상

사설 1- 농산물 가격 상승과 사재기 현상 라면과 과자ㆍ부침가루 등 밀가루 관련 제품의 사재기가 빚어지고 있다. 이달 초 국내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가격을 30% 안팎으로 크게 올리자 라면이나 빵ㆍ과자 같은 제품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등 일부 할인점에서 시작된 사재기 현상은 이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사재기 품목도 밀가루에서 인상 가능성이 높은 다른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가 뛰는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의 영향이 국내에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 1년 새 80% 올랐고 콩이나 옥수수 값도 85%나 뛰었다. 이에 따라 밀가루ㆍ식용유ㆍ사료 값이 급등하고 덩달아 우유와 치즈 가격도 앙등하고 있다.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에는 작황부진과 재고감소, 대체에너지 개발, 중국ㆍ인도 등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계속 오르자 주요 생산국들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화돼 곡물 가격이 다시 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안전판 역할을 했던 중국의 농산물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한국은행의 관리목표 한계치에 달했다. 식료품 등 일상적으로 자주 구입하는 생활물가지수는 4.9%나 상승했다. 곡물수급 상황은 앞으로 개선되기 어렵다. 내년에도 미국ㆍ아르헨티나ㆍ호주 등 주요 밀 생산국은 기상이변으로 작황이 매우 부진할 전망이다. 콩ㆍ옥수수 등 다른 곡물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세계3위의 곡물수입국으로 식량자급률이 28%에 그친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 곡물 가격 폭등은 물가뿐 아니라 국가재정에도 막대한 부담을 준다. 환경단체인 월드워치는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할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유가에 이어 고(高)곡물가까지 계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식량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곡물수입선을 다변화하고 해외 농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식량자원 확보는 물가안정과 국민생존권을 위해 서둘러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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