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 자산인수 2조원이상 못낸다”/포철선언 배경에 촉각

◎“채권단 값 올리기 막고 협상결렬대비 발빼기용”/철강업계 분석·예측포항제철(회장 김만제)은 2조원 이상의 가격으로 한보철강의 자산을 인수할 수 없다고 13일 밝혔다. 포철은 이날 「한보철강 자산가치 2조원에 대한 포철의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한보철강 자산인수 가격으로 제시한 2조원은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최대의 시장가치이기 때문에 2조원이 넘는 가격으로 인수할 경우 포철마저 부실화된다』고 주장했다. 포철의 이같은 입장발표는 한보채권단이 지난 12일의 3차 공개입찰 무산에 따라 앞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현대를 비롯한 재벌들의 인수의사를 타진한 뒤 응찰자가 없을 경우, 포철의 「자산인수방식」을 수용한다는 결정을 내린 뒤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강업계는 포철이 채권단과의 공식 협상에 돌입하기도 전에「2조원 이상은 수용 불가」를 발표한 것은 이 회사가 앞으로 예상되는 채권단의 인수가액 상향조정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2조원에 매각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한보인수에서 발을 빼기 위해 사전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포철은 최근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포철의 한보자산 인수제안 발표가 나오자 자사의 신용등급을 「A2 플러스」에서 「A2 마이너스 전망」으로 하향조정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2조원보다 높은 가격에 한보의 자산을 인수할 경우,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해 매년 해외에서 장기저리로 들여오던 6천억원 이상의 외자조달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재무구조 악화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철은 한보철강의 자산가치 2조원은 B지구 완공을 위해 소요될 추가투자비 2조원(코렉스 등 상위공정 1조4천억원, 하부공정 5천1백억원)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이 6% 수준에 그쳐 국내 철강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인 7∼9%에도 못미친다고 덧붙였다. 한보를 2조원에 사들여도 손해라는 것이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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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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