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ㆍ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중국 베이징에서 확산일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베이징행 여객기가 취소되고 베이징을 빠져나가려는 외국인이 러시를 이루는 등 사스 공포가 중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휴교ㆍ휴강하는 대학도 속출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 유학생들의 귀국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 현재 감염 의심자를 포함한 사스환자는 전 세계 33개국에서 4,461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는 209명에 달했다. 사스가 이처럼 창궐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예방ㆍ퇴치 가능성은 여전히 어둡다.
캐나다 보건부는 캐나다 사스 감염자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환자가 절반에 불과한 것을 들어 “사스 원인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홍콩의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사스 원인균이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보건 문제 전문가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마카오에서는 첫 환자가 발생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21일 사스 관련 경보를 `요주의`와 `직원 철수`의 중간단계로 높였다. 베이징의 한국인 유학생들은 22일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현재 베이징 소재 62개 대학 중 6개 대학이 휴교 또는 임시 휴강 중이다.
홍콩 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최신호(24일자)에서 사스로 인한 아시아 각국의 피해가 최소 1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2억 달러, 한국 20억 달러, 홍콩 17억 달러, 싱가포르 9억5,000만 달러 순이었다. 한국은 감염자가 없지만 중국 경제의 타격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에서는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중국, 홍콩 등 사스 발생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아시아계 학생들을 모두 10일간 강제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