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음해성루머」 딛고 경영혁신 가속/아시아자 자구노력마련 의미

◎차 구조조정파문 인한 어음할인 어려움 “정면돌파”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이 강경식부총리를 만난 것은 여러면에서 주목을 끈다. 기아가 최근 금융계에 유포된 자금악화설 등 음해성 루머로 큰 피해를 입고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사태가 악화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김회장은 이날 강부총리와의 면담에서 『기아는 매년 30%에 육박하는 고성장을 하고 있고, 부채비율로 본 재무구조나 연간 45억달러에 달하는 수출등 경영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회장은 『악성루머로 자금사정 악화등 선의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실제로 기아는 최근 계열사 및 부품협력업체에 물품대로 발행한 진성어음의 할인을 거절당하는가 하면 제2금융권이 어음을 연장해주면서 10∼20%를 떼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론이 불거지면서 해외사업의 자금조달은 물론 정부측 지원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최근 (주)기산의 주식이 대량거래 되면서 불안감을 더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금융권의 대출회수 움직임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의 부지 16만평을 평동공장으로 옮기고 그 부지를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에 나서며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 자구계획에서 기아는 공장이전을 통해 5천2백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주)기산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부동산 매각등 모두 7천9백50억원 규모의 경영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 가운데는 과감한 경비축소·획기적인 인력합리화 계획도 포함, 기아그룹은 조만간 경영혁신 운동을 가속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아시아는 물론 기아그룹 전체적으로 자금난에 대한 세간의 불신을 일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공장 부지의 매각이 그리 손쉬운 것은 아니다. 이 부지는 광주시내 한복판의 유통 중심지에 위치, 황금의 땅으로 불려왔다. 아시아는 이미 몇년전부터 이 부지의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자구계획과 관련, 이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나섰다. 그렇지만 광주시의 용도변경 문제는 현실적으로 그리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광주시 쪽에서는 아시아의 매각의사를 전달받고 광주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공장용지를 주택이나 상업용지로 변경할 경우 제기될 특혜시비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는게 아시아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김회장의 부총리 예방을 계기로 그동안 기아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루머가 진정될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아의 핵심계획인 기아자판 설립문제가 완전 해결됐고, 하반기에 신차가 잇달아 출하되기 때문에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자동차는 광주지역 최대공장으로 잘못될 경우 경제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최악의 사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회장이 나설 정도로 사태가 악화됐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어려움에서 쉽게 벗어날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기아의 향방은 침체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판매와 노조를 비롯한 전임직원의 강도높은 회생노력에 달려 있다는게 공통된 지적이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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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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