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정종태 이노와이어리스 사장

아이디어·패기로 무장 끈질긴 도전…이통 시험장비 日시장 석권<br>"기술력 세계 시장서 인정" 美 이통사에도 납품<br>와이브로·HSDPA 계측장비 개발 사업영역 확대


휴대인터넷 단말기(위) 및 이동통신용 계측장비.


이동통신망의 성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최적화해주는 장비 ‘옵티스(OPTis)’.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세계시장에 명함을 내밀고 있는 통신망 시험장비다. 이 제품은 음성만 테스트하던 시험장비 시장의 흐름을 데이터 통신지표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게 바꿔놓았다. 옵티스가 세상에 나왔을 때 아무도 성공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 정종태(43ㆍ사진) 이노와이어리스 사장은 그러나 아이디어와 패기로 꿋꿋하게 버텨내며 사업 시작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80억여원을 일궈냈다. 정 사장은 이 같은 성공의 원동력에 대해 “우리나라의 통신기술은 세계 최고지만 유독 시험장비 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진정한 통신강국이 되려면 이 분야 역시 세계를 리드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한 것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오랜 친구이자 동업자인 정진섭 부사장과 함께 지인의 사무실 한 켠에서 종잣돈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전파측정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시작부터 시장 흐름을 잘 읽지 못해 난관에 직면했다. “자금이 여의치 않아 하드웨어가 포함된 멀티형 제품을 취급하지 못하고 소프트웨어만 개발해 공급했는데 당시 국내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 제 값을 받기 힘들었죠.” 정 사장은 한국의 모든 장비회사가 ‘한국제(made in Korea)’로 비슷하게 인식되는 해외시장을 집중공략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행운의 여신은 일본시장에서 찾아 왔다. 한국보다 1년 늦게 2.5세대 이동통신(CDMA 1x EVDO) 서비스를 개시한 일본은 이동통신망 최적화기술이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앞선 기술력을 앞세워 현지 마케팅ㆍ판매대행사인 코웨이를 통해 일본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결과는 대성공. 통신시험장비 부동의 1위였던 미국 애질런트를 시장에서 철수시키는 놀라운 변화를 만들었다. 현재 이노와이어리스는 일본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정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북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3년 미국에 현지법인 이노와이어리스로직스를 설립했다. 그러나 계획했던 만큼 쉽지는 않았다.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 판로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엔 문전박대만 당했지만 끊임없이 공략대상 기업을 찾아가 담당자의 옷자락을 물고 늘어지며 “대금을 주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써달라”고 부탁했다. 냉담하기만 했던 반응은 점차 개선됐고, 알음알음 소문이 퍼지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미국 3대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 및 AT&T와이어리스에 50만~56만 달러의 장비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창립 첫 해인 2001년 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이듬해 54억원, 2004년 16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80억원에 영업이익 53억원을 달성하고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300억원. 정 사장은 최근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검증받은 제품력을 앞세워 시험장비분야 뿐만 아니라 계측장비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3월과 6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Wibroㆍ휴대인터넷) 및 3.5세대 초고속이동통신(HSDPA)용 계측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올해부터 국내는 물론 북미지역까지 이들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사장은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유럽시장까지 입지를 넓혀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로 발돋움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쟁력은
연구인력 30%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

이와이어리스는 140명의 직원 중 110명이 연구인력이다. 이 중 30% 이상이 차세대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전체 연구원 중 1/3 정도가 현재 수익사업과 상관없이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모험으로 비칠 수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경쟁업체보다 한 발 앞서 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시험장비업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대비책은 필수라는 게 정종태 사장의 생각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Wibro) 및 3.5세대 이동통신(HSDPAㆍ고속하향패킷접속)용 계측장비를 개발해 시장공략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 사장은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은 험난하지만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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