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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미소금융' 1년… 100호점 개점
입력2010.12.16 17:37:30
수정
2010.12.16 17:37:30
2만명 자활 지원…서민 동반자로<br>전국에 실시간 전산망 구축<br>'찾아가는 서비스' 등 돋보여<br>재원확충·부실 최소화 과제<br>비리차단·민간인 자발 참여해야 지속성장 가능
| 진동수(왼쪽 네 번째) 금융위원장과 김승유(〃다섯 번째)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장영철(왼쪽) 자산관리공사 사장, 이우철(왼쪽 두 번째) 생명보험협회장, 신동규(〃세 번째) 은행연합회장, 황건호(〃여섯 번째) 금융투자협회장, 홍상연(〃일곱 번째) 미소금융 수혜자 대표, 문재우(〃여덟 번째) 손해보험협회장, 이순동(〃아홉 번째)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16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소금융 출범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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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에서 뻥튀기를 팔아온 김모(55ㆍ경기도 성남시)씨는 자신을 포함해 부양가족만 8명을 둔 극빈자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찬바람을 막아줄 바람막이라도 설치하고 싶지만 언감생심 그림의 떡인 처지였다. 변변한 가게도 없는 무등록 영세사업자인 탓에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사업자금 대출을 받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런 김씨가 최근 사업자금 500만원을 거머쥐었다. 미소금융재단이 연 4.5%의 저리로 39개월 만기의 사업자금을 빌려준 것. 김씨는 이 자금으로 노점에 바람막이를 세워 번듯하게 단장했다. 김씨와 같은 극빈자들의 자활 미담사례는 이제 전국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저신용ㆍ저소득계층에게 무담보로 저리의 자립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사업이 16일 서울 노원지점 개설을 계기로 전국 100호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2월15일 경기도 수원에서 문을 연 1호점 설립 이후 불과 1년 만이다.
상업은행도 아닌 서민금융기관이 이처럼 단시간 내에 전국적인 금융망을 완성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지점망이 광역화하면서 서민들의 접근성도 한층 편리해졌다. 대출승인 기간도 단축됐다. 초창기에는 한달 이상 걸리던 것이 이제는 2~3주면 목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짬짬이 영세상인 밀집지역 등을 찾아가 금융상담을 하는 대출 담당자들의 '찾아가는 서비스'도 돋보인다.
덩달아 미소금융 대출실적도 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미소금융재단들은 모두 2만1,223명의 저신용ㆍ저소득자들에게 총 1,019억원의 자립자금을 저리로 지원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전국적인 지점망 관리를 위해 실시간 전산망 구축을 완료했고 저신용자를 위해 특화된 신용평가체계까지 도입했다. 미소금융사업이 금융사업자로서는 거의 완성된 인프라를 갖추게 된 것이다.
지난 1년간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사업기반을 갖추는 기간이다. 금융권에서는 ▦재원확충 ▦대출부실 최소화 ▦사업자 비리 방지 ▦민간인들의 자발적 참여 확산 등이 뒷받침될 경우 미소금융의 힘이 배가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첫 과제는 대출부실 예방과 사업자 비리 원천봉쇄다.
미소금융 대출을 받은 이들이 거치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상환을 개시하는 것은 내년 3월 무렵으로 추정된다. 미소금융사업이 소중하게 마련한 재원을 지속적으로 선순환시키려면 대출 상환율을 90%대로 관리해야 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 과거 휴면예금관리재단 시절부터 실시해온 사회복지사업자 대출사업의 경우 평균 상환율이 92%선인데 이중 미소금융과 유사한 창업 분야 상환율은 평균 87%가량이어서 90%를 밑돈다.
다만 서민금융사업의 특성상 상환율을 높이자고 대출추심을 가혹하게 할 수는 없는 일. 대출을 받은 서민이 창업에 성공해 자발적으로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이를 위해 대출고객의 창업자문을 도와줄 컨설팅기관과 전문인력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점이 광역화하고 몸집이 커지다 보면 내부비리나 대출사고의 가능성도 커진다. 미소금융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의 경우도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던 무함마드 유누스 총재가 횡령혐의로 수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소금융의 경우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는 기업과 사회독지가들이 지점을 관리하고 있지만 지역의 각종 정치청탁 등에 휘말릴 경우 한국판 유누스 사태가 터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미소금융이 대출심사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이 같은 우려는 기우로 끝날 수 있다.
안정적인 재원마련은 미소금융의 가장 큰 과제다. 미소금융재단의 한 관계자는 "미소금융은 현 정부가 발벗고 독려하는 사업인 만큼 초창기에는 기업들이 앞다퉈 출연을 하고 있지만 정치환경이 변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기업뿐 아니라 사회 독지가와 같은 민간인들의 자발적 기부도 확산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16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미소금융 100호점 개점식 행사에 참석해"(기업ㆍ금융기관들이 서민지원을) 조금만 열심히 해주면 없는 사람들이 힘을 얻는다"면서 기업들의 지속적인 사업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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