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기업 약진 '눈에띄네'

외국기업이 쾌속 성장하면서 각 분야에서 시장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을 인수 합병하며 덩치를 키운 외국기업들은 최근 내수시장 활성화에 발맞춰 공격 경영의 기치를 내걸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컨설팅 시장은 물론 광고, 전문 의약품, 공장자동제어, 엘리베이터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천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국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더구나 수입차와 명품 등 고가 소비품목은 최근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계 기업의 발빠른 움직임이 두드러진 곳은 광고시장. 외환위기 이전까지 국내에서 활약한 외국계 광고사는 멕켄에릭슨이 유일했지만 하나 둘 늘어 지금은 20여개로 급증했다. 양적인 성장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도 놀랍다. 외국 광고사의 시장 점유율은 98년 7.6%에서 지난해 36%로 3년간 4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는 외국 광고사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는 47%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별 외국 광고회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광고업계 5위 자리를 굳힌 TBWA코리아는 올 상반기 1,660억원의 광고 수주액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3%나 성장하며 국내 광고업체 4위인 대홍기획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본 덴쯔사가 국내 보광그룹과 합작해 설립한 휘닉스컴도 올 상반기 1,091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외국계 광고사가 국내 시장 절반 이상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전문 의약품 시장 잠식도 가속화하고 있다. 의약품 전문조사기관인 IMS헬스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의약품(처방의약품) 시장에서 한국화이자, 한국MSD, 한독아벤티스, GSK등 다국적 회사들이 상위 5위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 가운데 대웅제약(5위)과 종근당(7위) 빼고는 모두 외국 기업들. 특히 이들 다국적 제약회사의 지난해 하반기 전체 의약품 시장 매출액은 99년 하반기에 비해 72.8%나 증가했다. 국내 상장 제약회사가 32% 증가한 것에 비하면 가히 놀라운 성장 속도. 자동화 분야에서도 외국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두드러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장 자동화와 빌딩 자동화 부문에서 외국 기업은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빌딩자동화 부문에서 한국하니웰과 한국지멘스는 각각 30%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LG의 지분을 인수하면 100% 외국투자 기업이 된 한국하니웰은 공장자동화 분산제어 부문에서도 30%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요코가와(25%)와 함께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분야도 외국계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 외환위기 이후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오티스와 합작 회사가 된 LG오티스는 시장 점유율 50%를 유지하며 동양에레베이터와 현대엘리베이터를 멀찍이 따돌렸다. 수입 자동차 판매량도 지난달 사상 처음 1만 460대를 기록하며 올해 예상치인 1만 4,000대 판매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고급품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한국의 시장 전망도 밝아 외국기업들의 한국 마케팅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외국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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