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멸의 반 고흐 서울에 온다

국내 최초·최대규모 회고전 24일 개막<br>서울시립미술관서 총 67점 전시<br>'아이리스'등 시기별 작품 총망라<br>전시 보험가액 1조4,000억 달해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 (1890)

'자화상' (1887)

'아이리스' (1890)

'씨 뿌리는 사람' (1888)

예술가로서 가난과 정신질환 등 좌절로 점철된 쓰라린 인생여정을 힘겹게 버티다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 비운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죽은 형과 같은 날 태어나 같은 이름을 물려 받았던 그의 삶은 태생적인 불운이 예고된 듯하지만, 그에게 예술은 운명 그 자체였다. 처절한 삶을 살았던 그는 생존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림을 통해 구원을 받고자 했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으로서 느껴야 했던 불안ㆍ거부ㆍ고통ㆍ비참함이 담겨있으며, 한편으로는 그의 꿈과 기쁨의 절규가 느껴진다. 전 세계 미술애호가의 마음에 살아있는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서울에 온다. 37세라는 짧은 삶을 살고 신화가 되어버린 반 고흐의 시기별 대표작을 한데 모은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24일부터 2008년 3월 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일보사ㆍ서울시립미술관ㆍKBS가 공동주최하는 전시는 반 고흐의 유화 대표작 45점과 드로잉과 판화 22점 등 총 67점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회고전으로 전시 보험가액(작품 평가액)만 총 1조 4,000억원에 달할 만큼 메가톤급이다. 출품작은 반 고흐가 남긴 작품 879점의 절반가량을 소장하고 있는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과 오텔로에 있는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서 빌려왔다. 반 고흐는 작품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어 연대기별로 한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은 작가 중 한 사람. 그래서 반 고흐 회고전 개최는 월드컵 유치에 버금가는 국가적 행사로 불린다. 대규모 회고전으로는 반 고흐의 고국 네덜란드에서 사망 100주기를 기념해 1990년 열린 회고전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전시에는 반 고흐 미술관 소장품 중 5대 걸작으로 손꼽히는 파리 시절의 '자화상'(1887)과 생레미 요양소에서 그린 '아이리스'(1890)가 온다. 두 작품은 보험가액만 각각 1,000억원에 달하는 그의 대표작이다. '아이리스'는 반 고흐 미술관에서도 귀하신 몸으로 한번도 해외에 반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프로방스의 시골길 야경(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1890)', 밀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평가되는 '씨 뿌리는 사람'(1888), '노란 집'(1888), '우체부 조셉 룰랭'(1889) 등도 온다. 전시는 반 고흐의 삶의 궤적을 따라 연대기순으로 구성된다. ▦가난한 농민사회의 처참한 생활상을 어두운 화폭에 담은 초기 네덜란드 시기(1880~1885), ▦초기의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밝은 색채를 도입하기 시작하는 파리 시기(1886~1888), ▦프랑스 남부의 강렬한 빛을 통해 색채의 신비를 마음껏 구사한 아를 시기(1889), ▦정신병원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며 자연에 심취했던 생레미 시기(1889~1890), ▦자살하기까지 생의 마지막 79일을 보내며 80점의 풍경화를 그린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 등 5개로 나뉜다. 사랑하는 여인들에게 버림받고, 주류 화단의 멸시에 이어 존경했던 화가 고갱에게 조차 외면받는 등 세상으로부터 소외됐던 그는 예술을 통해 보상받고 싶어했다. 그는 귀를 자르고 등유를 먹는 등 자기를 몰라주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기위해 자학을 했지만, 세상에 없는 노란색을 만들기위해 싸구려 술 압셍트로 인한 환각을 자청할 만큼 그만의 색깔을 만드는데 열심이었다. 반 고흐의 유화는 역사에 남아있는 화가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정서적 울림이 큰 그림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전시 커미셔너는 "반 고흐전은 전 세계에서 대여요청이 쇄도하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100년에 한번 열릴까말까 한 미술 전시의 월드컵"이라며 "초기 작품부터 생의 마지막 79일 동안 그렸던 작품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한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세계를 조망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 (02)72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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