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러브하우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저질과 선정성은 언제나 논란이 되는 주제이다. 독일 상업 텔레비전 방송도 '심리쇼'프로그램에서 에로티시즘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하여 논란을 불렀었다. 심리쇼란 생존게임(서버이벌 게임)과 같은 착상의 프로그램으로 리얼리티쇼 또는 리얼 라이프쇼, 리얼 피플쇼라고도 한다. 독일 심야 방송 프로그램인 '사랑의 집(하우스 오브 러브)'이 그런류이다. 1명의 남성과 5인의 여성(2주째는 반대로 1인의 여성과 5인의 남성)이 5일 동안 사랑의 집에서 함께 보내며 밤에는 10㎢ 크기의 침대에서 잔다. 제작진이 기대한 것 중 하나는 좁은 공간에서의 진한 에로티시즘이었다. 참가자들은 매일 한명씩을 탈락시켜 마지막까지 남는 자가 상금을 탄다. 이 프로그램은 신뢰, 사랑과 같은 가치들이 경쟁과 성적으로 축약된 접촉을 통해 의미를 상실하게 만든다고 해서 우려를 불렀다. 독일의 주매체관리기구는 보고서에서 심리형식 프로그램은 돈과 유명세를 지배적 가치로 만들고, 공적영역과 사적영역의 경계를 허물며, 탈락의 문화로 비인기인을 격하시킨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참가자들의 행동양식과 감정을 물화하여 오락적 목적으로 삼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국 지상파 방송 3사의 주말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변태적 연출로 건강을 잃어버린 내용이라고 비판을 받는다. 오락 프로그램이 선정성과 저질 시비에 휘말릴 때마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이웃돕기'프로그램이다. 그 중에는 신동엽이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진행하는 '러브 하우스'가 있다. 이미 99년에 방송한 '신장개업'의 인기를 업고 같은 진행자가 같은 형식으로 진행하는 코너이다. 불우한 사람들이 눈을 뜨면 꿈속에서나 보던 아름다운 새집이 나타난다. 마치 신데렐라의 꿈을 꾸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은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적 약자를 상품화할 수도 있다는 측면을 생각하게 만든다. 일찍이 미국 황색신문은 판매부수를 늘이기 위해 사회적 약자나 패배자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는 기사를 팔았다. 이를 '언더독'현상이라고 했다. 오늘의 텔레비전은 이른바 '흥미를 끄는 빈곤층'을 등장시킨다. 러브하우스가 신데렐라의 꿈을 벗어나 역경을 극복하는 인간 승리의 모습을 가미한다면 더 힘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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