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금융 사고를 낸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SG) 은행의 중개인 제롬 케르비엘(31)이 자신의 혐의를 일절 부인했다. 케르비엘은 26일 프랑스 뇌이쉬르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경찰에 체포되기 전 어머니 마리 조제(71)와 형 올리비에(37)에게 "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케르비엘의 변호인들이 "그는 부정직한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한 푼도 횡령하지 않았고 아무런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인들은 특히 "은행측이 급작스럽게 케르비엘의 포지션을 청산한 것이 막대한 손실을 일으킨 주원인"이라면서 "지난해말까지 케르비엘의 포트폴리오는 15억유로(약 22억달러)의 순익을 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그가 평소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가족들에게 호소해 왔으며 이에 그의 친척들이 "회사를 1년간 만이라도 쉬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조언해 왔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케르비엘이 은행의 희생양이 됐다"면서 "우리 모두가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케르비엘은 당초 사기사건 발표에 즈음해 도주했다는 소문과 달리 자신의 아파트에 줄곧 머물러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에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는 케르비엘은 49억유로(71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과 관련, 정식 기소절차를 거쳐 사기 및 위조 등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소 15년형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한편, SG은행은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부정 거래를 적발했을 당시 케르비엘은 무려 500억 유로(735억 달러)에 달하는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측이 긴급히 포지션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손실이 10배 가량 더 커졌을 수 있었다고 케르비엘 변호인들의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