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1만호특집/금융의 증권화] 펀드, 증시 버팀목 급부상

요즘 증시내부를 들여다보면 금리안정과 주가상승에 투신사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 등 펀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 5월말 현재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은 23조4,000억원수준으로 지난해말 8조3,000억원선에 비해 15조원이상 불어났다. 채권형 수탁액도 221조원에 달해 수익증권으로만 올해 약 35조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런 풍부한 자금여력을 바탕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가 주요 매수세력으로서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현재와 같은 저금리상황이 계속되는 한 펀드시장은 확대일로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지만 펀드시장이 팽창되면 될수록 펀드의 순기능적인 역할은 물론 역기능도 만만찮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지는 펀드시장의 역할을 순기능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증권시장을 더욱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이를 흡수하고, 수요가 넘칠때는 공급을 늘려 안정적인 가격조절기능을 수행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과열논쟁이 일어나자 주식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과열논쟁을 시들하게 만든 것도 펀드의 역할이었다. 또 금리가 반등할 조짐이 있을때마다 채권을 적절히 소화해 줌으로써 금리를 안정시키고 있는데서도 펀드의 중요한 역할이 드러난다. 또 펀드의 자금중개역할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발행시장에서 신주공모, 유상증자 및 공사채인수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기업들이 장기 안정적인 자금을 보다 손쉽게 조달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이 그것이다. 기업의 자금조달방식이 간접금융 중심에서 주식과 채권 등 직접금융위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어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는 금융기관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간접금융중심에서는 기업 자금조달이 은행중심으로 이루어져 은행과 기업간 관계가 경제성장의 핵심역할을 담당해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펀드규모가 커질수록 유가증권시장이 중요해짐에 따라 직접금융이 심화, 개인과 시장 및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한국투자신탁 오성근(吳性根) 조사역은 『펀드시장 확대는 기업경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주주권을 바탕으로 한 주주자본주의가 확립되는 한편으로 보다 투명하고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풍토가 뿌리 내리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역기능을 보면 주식운용측면에서는 계열기업 및 대주주의 주가관리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또 계열사 및 이해관계가 있는 회사의 유상증자시 발행가액을 높게 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펀드가 이용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채권운용측면의 경우 이해관계가 밀접한 증권사가 딜링에 실패한 채권을 매입하거나 인수해주는 등의 불공정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날 소지도 많다. 결국, 펀드시장의 팽창은 순기능적인 역할 확대와 함께 역기능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펀드의 경영자 및 펀드담당자들의 도덕성이 더욱 강조되야 하고, 순기능적인 역할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감독기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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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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