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노동시장의 유연성 저해를 이유로 종신고용제 페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종신고용제를 비판해 오던 미국이 오히려 도입을 고려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미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와 다임러클라이슬러가 지난 2일 미 자동차노조연맹(UAW)에 전례없는 종신고용제를 제안했다고 블럼버그 통신이 6일 보도했다.
GM, 다임러클라이슬러, 포드 등 자동차 업체는 오는 14일로 끝나는 단체협약 시효 만료를 앞두고 최근 UAW와 임금협상을 벌여 왔다.
미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 55년부터 해고 근로자에게 임금을 보장해 주고 87년에는 최소 고용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종신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제안 덕분에 UAW는 수년내에 퇴직 위기에 직면할 근로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구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고용계약조건에 따르면 GM은 생산직 근로자를 현재의 14만8,000명에서 향후 10년내에 10만명 이하로 줄이도록 되어 있다.
지난해 파업으로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GM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 재발을 막기 위해 종신고용이라는 새로운 카드와 함께 단체협약의 만료기간도 늘릴 것을 요청했다.
GM은 그러나 종신고용제를 도입하는 대신 부품생산 부문을 외부 하청업체로 전환하고 채산성이 없는 소형차 생산에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노조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GM은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근로자들이 근무하던 작업이 없어질 경우 다른 공장으로 전출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 상당한 자율권을 요구하고 있다.
미시건주 앤 아버에 있는 산업기술연구소의 애널리스트 단 루리아는 『GM의 이번 제안은 부품생산 및 소형차 생산부문에 대해 UAW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GM은 임금인상안과 관련, 첫해에는 2% 인상에 500달러의 일시불을 지급하고 2차년도에는 임금 3% 인상, 3차년도에는 1,500달러의 일시불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한편 UAW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어느 자동차 업체와 먼저 맺을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일단 한 회사와 협상이 체결되면 나머지 회사는 따라오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다.
그동안 다임러클라이슬러가 최초의 협상 대상자로 지목받아 왔으나 이번 종신고용 제안으로 GM이 첫번째 협상대상 업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UAW 관계자는 말했다.
이형주기자LHJ30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