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술지표 단기과열 신호 600선 횡보 숨고르기 예상

주식시장이 한달 보름여 만에 600선을 돌파, 600선 안착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600선 돌파를 시도하다 되밀리던 상황이 이어진 만큼 이번 돌파를 계기로 추가상승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이런 희망과 달리 전문가들은 일단 600선에서 횡보조정 기간을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라크 전쟁에 이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ㆍ외국인의 매수세 전환 등 여건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데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단기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 중심의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외국인이 5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데 힘입어 전일보다 10.59포인트(1.78%) 오른 604.99포인트에 마감,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장세가 지수를 견인했다. 이라크전쟁에 이어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시티그룹의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미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른 게 호재로 작용했다. 미 증시 마감 후 발표된 IBM 실적호조 소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600선에서 숨고르기 장세 펼쳐질 듯=그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600선을 돌파했지만 당분간 추가반등장세보다는 바닥을 다지는 숨고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525~565포인트에서 7,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던 개인이 580선 위에서는 팔자에 나서 4일째 차익실현에 나선 점, 기술적 지표들이 단기 과열신호를 내보내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미수금과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또 전일 시티그룹 등 미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 넘었지만 앞으로 발표될 기술주의 실적여부가 변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외 악재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제는 국내 시장이 미국 시장에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업 실적 발표에 따른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을 높여야 때”라고 말했다. 15일(미 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등 미 주요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바닥은 통과했지만 600선 부근에서 일정한 박스권 형태의 바닥 다지기를 보인 뒤 다시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증시 주변 여건 호전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종목별 장세를 겨냥해 실적 호전주 중심의 제한적인 매매에 임할 것을 권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경기 및 기업 실적 면에서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급격한 V자형 보다는 완만한 회복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지표 과열신호=시장 주변 여건은 호전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주요 지수 관련주 들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에 근접하면서 저항이 커지고 있는데다 종합주가지수도 지난 9일 17.85포인트 조정을 보인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일 중 9일이나 올랐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도 지표는 90%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심리도가 9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진행된 랠리가 고점을 나타냈던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지수의 연속 상승과 그동안 단기반등이 컸다는 부담이 점차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 주 중심의 종목별 차별화 장세 이어질 듯=조정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개별 종목의 주가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거래소에서는 조선ㆍ유화 업종이, 코스닥에서는 인터넷ㆍ전자상거래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날도 거래소에서는 현대백화점ㆍ신세계ㆍ하이트맥주 등 내수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며 시장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IT(전기전자)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에도 불구, 종목별로는 여전히 중장기적인 가격 메리트와 실적 모멘텀에 초점을 둔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근 상승장의 주도주인 금융주와 조선ㆍ자동차ㆍ건설 등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 중심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종목장세를 이끌 다음 주자로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주와 통신서비스, 항공ㆍ운송주, 증권업종 등을 꼽았다. 다만 반등이 의미가 있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매 패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외국인들의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추격매수는 제한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정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점진적인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상 부담이 커 지나친 낙관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600선에서 횡보하며 기간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실적의 뒷받침 되는 종목 중심의 제한 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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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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