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7월 9일] 이젠 '기본' 으로 돌아갈 때

외환위기가 우리에게 남긴 '선물'이라면 연공서열 등 '느슨한' 기업 문화가 무너지고 실력에 따른 인재 등용이 자리 잡은 것과 선진국 학자들이 외쳐댔던 여성인력의 기용이 일반화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번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떠오르며 실력을 입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슬람권을 제외할 때 세계 수위'라던 가부장제 문화도 이 과정에서 놀랍게 달라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글로벌 질서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세계를 지배해온 '팍스 아메리카나'가 무너졌고 최강대국 미국에서 흑백 혼혈 대통령이 나왔다. 힐러리 클린턴도 못 해냈던 서민을 위한 의보개혁을 신예 정치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뤄낸 점도 경제위기를 빼면 설명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달려가던 월가에 메스가 가해진 점도 앞으로 더 큰 효율성을 부여해줄 것 같다. 선진 사회가 이처럼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위기 10년 후'를 맞이한 우리의 오늘은'지금이 정점일 수 있다'는 교훈에 더 가까워 보인다. 기업들은 인력 및 비용 절감에 생산성 향상을 더해 오늘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청년고용은 줄기만 해 대졸 고용시장은 '상시 IMF 체제'를 방불케 한다. 국내 굴지의 광고사 중역은 "업계 중 (경력 대신)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곳은 우리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국내 대표기업의 과장인 한 지인은 '부장보다 귀하신 대리님'을 모시는 시대적 아픔을 말했다. 위기 국가들의 부동산 시장이 정비된 것과는 달리 우리는 '부채해소 과정'과 한참 떨어져 있다. 약간의 빚을 더해 7억원 주고 사던 주택을 빚 3억을 내 10억에 사는 등 우리의 집값 상승도 '빚으로 이뤄낸 천국'에 가까웠지만 가격 하락 국면이 시작됐음에도 높아진 가계 부채의 해법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글로벌 표준이라 할 모범 답안을 전세계에 제시했다. 이후 도약과정에 있어서도 이런 교훈을 보여주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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