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천소룡과 신세대

내가 일하는 대학 교정에서는 지난 5월 3일 총학생회가 주관한 '고 강경대열사 추모제가 열렸다. 전자계산학과 학생이던 천세용은 '고 강경대열사 폭력살인 노태우정권 타도 2차결의대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공과대 교정 2층 난간에서 분신했다. 천세용은 "정치권력에 맞서 정면으로 투쟁해 나가자"는 요지의 유서를 남겨 자기 죽음의 동기를 분명히 밝혔었다. 금년이 벌써 11주기이다. 천세용 추모제 다음날인 5월 4일이다. 물리학과 1학년 천소룡의 죽음이 알려졌다. 경원대신문은 ?돔念戀極, 물에 빠진 아이 구하고 살신성인으 길로?遮 통단 제목을 달았다. 교정에는 그를 애도하는 분향의 물결이 일었다. 천소룡은 같은 과 학우들과 함께 강원도 원주 근교 삼산천변의 엠티에 참가하고 있었다. 강 가까이 있던 천소룡은 물에 빠진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보았다. 그 즉시 몇 명의 학우와 함께 물에 뛰어들었다. 근처에 있던 상인들도 가세했다. 여럿이 분투하여 어린이는 구했으나 힘이 빠진 천소룡은 하류로 떠내려갔다. 그리고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삼산천의 물은 많이 불어 수심이 5m나 되었다. 그는 수영이 미숙했다고 전해진다. 함께 있던 학우는 그가 아이를 향해 겁없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 수영을 잘하는 줄 알았다고 전한다. 그 날은 천소룡의 열아홉번 째 생일이었다. 같은 단과대학에 다니는 천소룡의 큰누나 소화는 통곡하며 이런 글을 썼다. "소룡아, 다른 날도 아닌 하필 생일날 그래야 했니?. 네가 조금만 약았더라도, 네가 조금만 비겁했더라도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네 소중한 목숨을 바쳐 다른 사람을 구했으니 그보다 더 고귀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네가 너무도 자랑스럽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보지만 그래도 미어지는 가슴은 어쩔 수가 없구나.? 흔히 신세대는 흥미 본위이고 자연스러움을 좋아한다고 한다. 신세대는 성별 구분도 모호한 특성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개인적이고 자기만을 사랑하는 것이 신세대라고 한다. 그러나 천소룡처럼 이타적인 신세대의 맥은 끊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일본 도쿄 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죽은 이수현도 신세대 학생이다. 의로운 신세대는 우리들 희망의 세대이다. 안병찬(경원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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