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3년만에 레바논 파병
자국민 보호 위해… 중동사태 분수령 전망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 미국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23년만에 레바논에 군대를 파견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결정된 미국의 레바논 파병으로 중동사태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무장한 미 해병대원 40명이 20일 베이루트에 상륙해 자국민을 철수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갔다. 미군이 레바논에 상륙한 것은 지난 83년 헤즈볼라 자살 폭탄테러로 레바논에서 해병대원 2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건 발생으로 철수한 뒤 23년만이다.
이와 관련 미국 합참본부 지역작전 부국장 마이클 바베로 준장은 19일(현지시간) "철수를 기다리는 미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24 해병대를 현지에 파견했다"며 "공군과 해군을 이용해 빠른 시간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견부대는 자위를 위해서만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부대 지휘관에게는 상황변화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도 18일 미 의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이미 소규모 부대가 파견돼 있으나 추가 파병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 시민과 재산에 대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고 철수가 완료될 때까지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파병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공습 확대로 레바논에서는 19일 하루동안 64명의 민간인이 숨지는 등 일주일간 계속된 공습으로 최소 300명이 죽고 1,0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입력시간 : 2006/07/20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