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무역大戰 확산 조짐

EU·中·日등 美철강 보복조치 나서세계 무역 전쟁을 알리는 '적색 경보'가 울리고 있다.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EU(유럽연합)와 일본ㆍ중국 등 해당국들이 속속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세계 각국간 무역 대전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해 당사국들이 잇따라 수입규제 조치로 문단속에 나서고 수입제품에 대한 반덤핑조사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WTO(세계무역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 IBRD(세계은행) 등도 일제히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난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무역전쟁, 세계 경제 회복에 암초될 듯 부시 행정부가 내린 철강 세이프가드는 지난 20년래 미국이 취한 가장 '보호무역적' 조치중 하나로 평가된다. 부시 대통령의 보호무역 조치는 또한 최근 농업관련 지출을 향후 10년간 1,800억달러로 늘린다는 농업 보조금 확대 방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대해 경제대국들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17일 WTO 세이프가드 협정의 8조 2항(관세 인상)에 의거해 폐지(廢紙), 콩기름, 콤프례셔 등 3개 수입품목에 대해 25%의 관세액을 적용, 총 9,900만달러의 보복 조치 내용을 WTO에 통보했다. 중국 측 발표 직전 일본도 지난 7일 EU에 이어 미국산 수입철강 관세 부과에 동참했다. 일본이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위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와 관련, 로스엔젤레스타임스는 경제 대국들이 '말로만 자유무역을 외치면서 행동은 보호무역'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경제대국들이 보호주의 경향을 강화하면 할수록 개도국들도 이를 따르게 돼 보호주의와 보복의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 겨우 회복 기미를 보이고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TO 위상 흔들려 지구촌 전체로 무역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WT0는 중재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EU, 일본 등이 보복관세 등 직접적인 보복 조치를 내놓은 것도 따지고 보면 WTO를 통한 사태 해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WTO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뿐더러 WTO판결의 강제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 때문. 실제 미국의 '해외판매법인 면세법'에 대해 WTO가 최근 규정 위반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미 행정부는 내정간섭이라며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다자간 무역 질서를 경제 대국들 스스로가 무너뜨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철강세이프 가드 발동으로 촉발된 무역 분쟁이 WTO가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무역협정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계기가 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각국간의 첨예화된 무역분쟁이 세계화에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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