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통화보다 재정풀어 부양

■ 경기진작 대책최대 1,300억달러 규모 책정… 추가 稅감면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추가 경기부양 계획을 발표한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테러 참사로 인한 경제 위기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재정 정책의 선택이 절박함을 의미한다. 아울러 행정부와 의회, FRB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재정 정책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9ㆍ11 테러 대참사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와 지도력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언급을 계기로 가까운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기진작 대책이 경제계 지도자들 사이에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대통령은 3일 뉴욕 월가를 방문, 기업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연방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600억~750억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 계획을 의회에 요청했다"며 "경기 진작을 위해 추가로 세금 감면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제안은 테러 참사 복구 및 전쟁비용 400억달러, 항공산업 구제금융비용 150억달러를 합쳐 1,150억~1,3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당초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던 1,000억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 이니셔티브는 통화정책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에 재정 책을 써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한 것이다. 미국 재계 지도자들은 최근 폴 오닐 재무장관을 만나 신속한 재정 정책의 채택을 주장했고 뉴욕타임스지는 이날 사설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인하가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린스펀과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등은 과도한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유발,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감세 정책의 초점을 소비자 개인의 소득 증대에 맞추고 있는 반면 공화당은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맞추고 있어 막바지 조정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리더인 톰 대슐 상원의원은 "500억달러의 추가 지원으로 충분하다"며 "지나친 지출은 재정적자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혀 경기부양의 원칙에는 찬성하나 규모와 방법에서 행정부와 공화당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 부시 대통령은 "지금이 비상상황이고 경기가 침체하고 있으며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자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정부와 의회는 ▲ 실업자 구제보험 확대 ▲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감면 확대 ▲ 자본 이득세율 인하 등에 합의해놓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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