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하락, 상승장 '훼방꾼'

對달러 1,010원 붕괴후 1,000원선도 위협<br>기업 실적 악화따른 투자심리 냉각 우려<br>'1월 효과' 기대 증시에 악재 작용 가능성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주식시장에 원ㆍ달러 환율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외환시장의 불안한 움직임과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100억원에 달하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데 힘입어 전일보다 5.60포인트(0.40%) 상승한 1,394.87로 마감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장중한 때 13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하루 변동폭이 20포인트에 육박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2일 달러 당 1,010원 선이 깨진 후 하락세를 이어가 이날도 전날보다 2원60전 하락한 1,005원40전으로 마감해 1,000원선 하향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장 중 한때 1,002원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세자릿 수로 떨어지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실적 악화가 가시화할 뿐만 아니라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원화 강세가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1,000원 선만 유지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ㆍ달러 1,000원, 원ㆍ엔 850선이 고비=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율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당장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의 환율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한해동안 유지돼 온 달러당 1,050원~1,000원선의 박스권 안에 있기 때문에 너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달러당 1,000원선과 100엔당 850선이 심리적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실적 측면에서는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지면 환율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가 부각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 방지를 위한 차익실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원화가 유로나 엔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일본과 직접 경쟁하는 TV세트 등 가전제품과 유럽 자동차 수출에서 서서히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기업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아직까지는 장기적인 박스권에 있지만 최근 떨어지는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며 “특히 달러뿐만 아니라 엔화와 유로화 등 다른 기축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라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환율이 ‘1월효과’의 훼방꾼 될 수도=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은 기업실적이 호전되고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1월 중순께 기업들의 보다 나아진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실적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또 기관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두 달 동안 코스피가 240 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기관과 외국인 등 투자주체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추가매수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 이들의 차익실현 규모가 커지면서 예상외로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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