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율컴퓨팅' 실현 멀지않다

IBM '전자 도마뱀' 계획고장을 감지하고 스스로 고치는 컴퓨터는 없을까.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IBM은 2년 전 '전자도마뱀'이라는 특이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도마뱀과 같은 생존능력을 갖춘 컴퓨터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전자도마뱀'이란 위험이 닥치면 최후의 수단으로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의 생존능력을 빗댄 것이다. IBM은 전자도마뱀 프로젝트를 통해 종전보다 생존능력이 뛰어난 컴퓨터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컴퓨터는 사람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등장했지만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져 이제는 오히려 사람의 일손을 더 필요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컴퓨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컴퓨터를 유지보수하는데 들어가는 인건비는 장비구입비와 맞먹고 있다. 컴퓨터가 멈추지 않고 작동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사전에 진단, 고장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고장이 발생하면 관리자의 손을 거치지 않고 고쳐져야 한다. 이를 '자율컴퓨팅'(Autonomic Computing)이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자율컴퓨팅'을 통해 '죽지 않는' 컴퓨터라는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컴퓨팅은 인체의 자율중앙신경계에서 나온 개념. 즉 사람이 뛸 때 모공을 열고 심장박동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듯이 컴퓨터가 스스로 시스템 구성을 하고 최적화하며 자동으로 복구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IBM을 비롯한 글로벌 컴퓨터 업체들과 대학ㆍ연구소들은 '자율 컴퓨팅'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코넬ㆍ컬럼비아ㆍ스탠퍼드ㆍ버클리 등 미국의 유명대학은 물론 미항공우주국(NASA) 등이 자율 컴퓨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컴퓨팅은 조만간 나노(nano)만큼이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왓슨 연구소에서 자율컴퓨팅을 연구하는 한인 과학자 정현기 박사는"자율컴퓨팅은 정보기술(IT)의 미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율컴퓨팅은 몇 년전 등장한 '그리드'(GRID)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드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컴퓨터 자원을 한데 모아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임무를 수행하자는 것. 현재 국내에서도 그리드 컴퓨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그리드 기술을 적용, 대용량 다자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현하기도 했다. 자율컴퓨팅은 아직 일부에서 그것도 초보적인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내 엄청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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