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 압박 이머징마켓 '트리플 약세'우려

전세계적 금리인상 기조에 "캐리 트레이드 시대 끝났다"…부동산 붕괴 가능성도 고조


전세계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압박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미국과 유럽ㆍ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일제히 긴축으로 방향을 틀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유동성 압박으로 이머징마켓의 주식ㆍ채권ㆍ환율 등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이 국가들의 주식ㆍ채권ㆍ환율의 ‘트리플 약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 냉각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이머징 국가는 물론 미국 등 전세계적인 부동산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 금리인상 모드로 전환=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징후가 확산되면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후 4년반째 통화완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는 12일 “이전과 비교할 때 현재의 통화완화정책을 종료할 시점이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는 ‘제로금리 정책’ 포기를 시사한 후쿠이 총재의 발언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도 11일 3년 만에 콜금리를 올리는 등 아시아 각국이 이미 금리인상 모드로 돌아섰다.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만 이코노미스는 일본이 금리인상에 들어가게 되면 “88~89년 이후 처음으로 전세계가 통화긴축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에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해 2년 이상 동결해온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째 금리인상 행진을 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월 회의록에서 추가 금리인상 의지를 밝혔다. ◇이머징마켓 트리플 약세 가능성=금리차를 이용한 투자전략으로 저금리 시대를 대표했던 캐리 트레이드가 각국의 금리인상으로 급속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미국의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에 유럽도 금리를 인상할 경우 캐리 트레이드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캐리 트레이더들의 주요 투자대상이 이머징마켓이었고 따라서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의 가장 큰 피해자 역시 이머징마켓이라는 점이다. 실제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확인되면서 최근 JP모건 이머징마켓 본드 인덱스 가산금리가 급등하고 있고 멕시코 등의 남미와 폴란드 등의 동유럽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다 선진국들의 금리인상은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 강세로 이어져 이머징마켓은 주식ㆍ채권ㆍ환율 등 트리플 약세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모기지 금리 상승, 부동산시장 불안 커져=금리인상에 대해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가 채권시장이다.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 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가격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털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지난 주 15개월 만에 6%대에 육박했다. 모기지회사인 프레디맥은 지난주 평균 모기지 금리가 5.9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근 뉴욕 등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격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가파른 시장금리 인상을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CNN머니는 “미국의 부동산시장이 과연 6%대 모기지 금리를 감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부동산시장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저금리가 비정상적으로 오래 지속돼왔다”며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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