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대한민국 선도기업] '똑똑한 기술'로 세계시장 누빈다
고유가·원高 속 '일류제품 국산화' 한우물 집념해외서 기술력 인정 '글로벌 명품' 자리잡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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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와 원자재가 급등이란 고단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기술력과 도전의식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들 중엔 수십년간 한 우물을 판 집념의 기업도 있고, 창업 5~6년만에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되고 직원수 또한 100여명을 뛰어넘는 규모로 성장하는 벤처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선도기업을 소개한다.
◇‘금고의 세계표준’ 선일금고제작
독수리 상표가 부착된 선일금고제작의 금고는 국내외에서 금고의 대명사로 통한다. 가장 큰 금고시장인 미국의 금고 판매점을 가보면 독수리표 금고가 절반 이상 진열돼 있을 정도다. 세계 금고전시회 출품작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 회사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거나 고유 브랜드 ‘이글 세이프스(EAGLE SAFES)’로 만든 것이다.
OEM의 경우에도 독수리 상표는 꼭 부착하도록 고집해 브랜드는 달라도 독수리 상표를 보면 선일금고에서 제작한 금고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일금고는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미국 UL로부터 내화금고로는 유일하게 내화ㆍ내충격을 동시에 만족하는 제품으로 인증받았다. 또한 유럽시장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스웨덴 품질규격 인증, 러시아 연방규격 인증 등 내화금고와 관련된 세계적인 인증을 거의 모두 획득했다.
이런 인증을 받으려면 섭씨 1,100도에서 1시간을 견뎌 내용물이 안전하게 보관되는지를 시험한 뒤, 1,100도의 가마 속에 금고를 넣어 30분간 급가열한 후 다시 꺼내 9m 높이에서 추락시킨 뒤 다시 가마에 넣어 30분간 가열, 금고 속의 내용물을 점검하는 시험을 모두 거쳐야 한다.
화재는 물론 건물 붕괴 등의 충격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으로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엄격해 나라별로 인증을 모두 획득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디지털 잠금장치를 접목한 금고를 개발한 것도 선일금고다. 다이얼을 돌려가며 번호를 돌리던 기존 금고 대신 번호를 입력하는 디지털 형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보안성이 생명인 금고에 장착하는 것은 기술상 여러가지 난제가 따랐고, 선일금고는 3년간 5억원의 개발비를 쏟아부었다. 디지털 금고는 외문형 금고와 함께 선일금고가 세계표준으로 정착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선일금고는 이같은 세계적 기술력과 적극적인 해외공략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약 130억 원 중 80%를 수출로 달성했다. 이는 세계시장의 10%에 해당한다.
◇‘반도체 특수 테이프의 새 별’ 이녹스
반도체 내부의 리드프레임과 칩은 전 공정에서 지네발처럼 가늘고 많은 구리선으로 꿰매지는 과정을 거치기에 앞서 양면 테이프로 먼저 단단히 고정한다. 이 과정에서 에폭시 계열 일반접착제를 사용하면 300도 이상 고열이 발생하는 반도체 공정을 견뎌내지 못하고 변형되낟. 이 때문에 국내 유명반도체업체들은 접착테이프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 해다 사용했다. 그러나 2003년 하반기 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반도체용 특수 접착테이프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된 것. 2001년 11월 ㈜새한에서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분사한 이녹스는 산자부가 지정한 부품소재전문기업. 이 회사는 2003년 말부터 256메가 D램 메모리 공정에서 반도체 패키지 내부의 리드프레임과 칩을 접착시켜주는 특수 내열성 양면접착 테이프(LOC 테이프)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LOC 테이프의 상당 부분을 이녹스 제품으로 대체했다. 삼성전자도 이녹스 제품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녹스의 테이프는 일본 제품보다 30% 가량 저렴하다. 일본 제품의 경우 주문 후 납품완료까지 30일 정도 걸리지만, 이녹스는 1주일밖에 안걸린다. 이 제품의 경우 접착제를 액상으로 만드는 것과 코팅이 핵심기술인데 곧 일본 기술을 뛰어넘을 예정이다.
이녹스는 산자부 부품소재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칩과 얇은 막의 회로를 접착시켜 주는 반도체CSP용 접착테이프도 국산화했다. CSP(칩스케일패키지)용 테이프는 ㎡당 가격이 50만~100만원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아 향후 매출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LG마이크론과 공동으로 40인치 이상 PDP TV에 사용되는 전자파 차폐필터 개발에도 성공했다.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특수 RF 반사필름 기술 개발도 이미 끝냈다.
한편 이 회사는 LOC테이프 국산화 준비과정에서 우연찮게 발을 들여놓은 연성PCB(인쇄회로기판) 원단 사업에서도 경사가 일어났다. 연성PCB원단은 폴리이미드 필림에 접착제를 바른 후 동박(얇은 구리막)을 붙여 만들어진다.
양면에 접착제를 바르고 동박을 붙인 5겹 PCB원단, 적층PCB용 원단 등 연성PCB용 재료를 일관 생산하면서 접착제 없이 양면에 동박을 접합하는 3겹 PCB원단 국산화에도 성공한 것이다.
◇‘컴퓨터자동자수기 넘버 원’ 썬스타특수정밀
썬스타특수정밀은 1990년 7월 설립된 이래 재봉기 및 동부품의 정밀가공생산 및 컴퓨터 다두 자수기를 연구 개발해 국산화에 첫 성공한 기업이자 글로벌 명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어디서든지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24시간 이내에 A/S요원이 달려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상상을 초월한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이 회사가 만드는 컴퓨터자동자수기는 ‘SWF(Sun Star With Future)’라는 고유브랜드로 세계 130여개국 수출돼 연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올리고 있다. 현재 월 생산규모는 500대. 이 중 95%가 수출돼 나이키, 리복, 산악용 의류업체 로스페이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회사에서 개발 판매하는 봉재기는 세계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 산업자원부의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을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1분에 1,200수를 뜰 수 있는 썬스타의 자수기는 빠르고 정확하다는 유명세를 떨치면서 공업용 미싱 시장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세계각지로 제품이 팔려나가면서 세계시장의 60%를 차지했던 일본 타지마의 점유율을 27%로 내려뜨리면서 점유율 33%를 장악하는 세계 제1의 글로벌 명품 위치에 올라섰다. 자수기는 대당 6,000만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품질은 일본산에 버금가면서도 가격은 5% 낮게 판매하며 해외시장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세계 유수의 봉제기계 종합 메이커로 성장한 썬스타특수정밀의 성장 노하우는 무엇보다도 기술력. 썬스타가 2004년 매출액 1,400억원 중 95%를 세계 130개국에서 벌어들이게 된 원동력은 지속적인 기술개발 덕분이다.
일본 제품에 비해 전반적으로 튼튼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일본 제품의 경우 몸체에 9㎜ 강판을 사용하지만 썬스타는 12㎜ 강판을 사용하고 있다. 몇십년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반영구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6/01/30 14: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