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남북정상회담] 기업들 움직임

현대그룹 "대북사업 속도 내자" 고삐<br>금강산·개성공단등 확정사업 조기착수 총력<br>삼성등은 "상황 더 본후" 본격 진출엔 유보적

대북사업에 주력하는 현대그룹은 이번 정상회담 소식을 가장 반겼다. 현정은 현대 회장이 공교롭게도 이달 말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일정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방문협상 자체는 과거보다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반면 여타 기업들은 이번 소식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본격적인 대북 진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현대그룹, 대북사업 가속화 기대=금강산종합개발계획과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인 현대그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경협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미 확정된 사업의 일정을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의 경우 해금강 남단부터 원산까지 약 20억㎡를 해변형ㆍ호반형ㆍ산악형으로 특화, 개발하는 ‘금강산종합개발계획’ 최종안을 지난 6월 북측에 전달한 상태. 개성공단은 1단계 사업 개발 공사가 완료돼 입주할 150여개 기업이 확정된 상황이고 현재 495만㎡의 2단계 공단에 대한 사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시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돼 남북경협사업의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강산관광사업의 활성화는 물론 1단계 분양을 완료한 개선공단사업이 한층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달 말로 예정된 현 회장의 평양 방문 일정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의 평양 방문은 오는 20일부터 30일 사이에 북한 아태위원회가 통보해주는 날짜에 맞춰 계획됐던 것”이라며 “정상회담에 따라 일정이 다소 늦춰지거나 계획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포스코, “경협 상황 지켜본 후 검토”=2005년 북한의 철광석 개발에 관심을 가졌던 포스코는 향후 남북한 경협 상황을 지켜본 후 사업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중국 현지법인 포스코차이나에서 연간 20만톤의 무연탄을 북한에서 수입, 사용하고 있으며 2005년 초 북한의 철광석 개발을 위한 조사자료를 광업진흥공사에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였었다. 당시 이구택 회장은 “북한 무산 철광석에 대해 어떤 자료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다만 북핵 문제 등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북한 자원개발이) 의제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다”며 “자원개발을 포함한 남북간 경협 진행상황을 지켜보며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아직 대북사업 거론할 상황 아니다”=반면 다른 대기업들은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대북사업 진출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삼성그룹은 “현재 진행 중인 대북사업이 거의 없는데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그룹의 입장을 밝힌 전례가 없다”며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며 남북 평화와 교류가 지속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자사의 대북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LG그룹의 대북사업 창구 역할을 했던 LG상사의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남북경협사업 환경변화에 전환점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으로 당장 새로운 대북 진출 사업을 모색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SKㆍ롯데그룹도 “남북한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된다면 추후 제반조사를 거쳐 대북사업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투자안정성 보장, 물류 개선, 자유로운 인적 왕래, 전력 및 용수 공급 등의 문제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기업들의 대북사업 활성화 여부는 이번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같은 경협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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