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 더 오른다" 자금 단기·부동화

■ 예금 변동금리로 몰린다은행권 단기·변동금리상품 속속 출시 '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는가.' 돈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먼저 감지한다는 거액 예금주들의 요즘 '돈 굴리는' 분위기를 보면 일단 대답은 '그렇다'이다. 은행들도 변동금리형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금리상승을 예고했고 경기ㆍ물가 등을 종합할 때 하반기까지 시중금리는 상승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오랜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어느 때보다 금리에 예민해진 예금주들이 이러한 시장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시중자금의 부동화(浮動化)를 부추겨 자금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변동금리예금은 단기예금이 많은데다 중도해지가 쉬워 투자처를 옮겨 다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달포 만에 6조원 가까이 몰려 수년간 계속 내림세를 보여온 금리가 올들어 더 이상 낮아지지 않고 반등세로 돌아서자 예금주들은 재빨리 낌새를 채 변동금리예금으로 '적'을 옮기고 있다. 시장금리가 낮은데다 금리전망이 불확실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투자 위주의 저축상품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반영해 한빛ㆍ조흥ㆍ외환ㆍ신한ㆍ하나ㆍ한미ㆍ서울 등 7개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예금 수신액은 한달새 6조원 가까이 늘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이 지난 98년 내놓은 실속단기회전 정기예금의 경우 출시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요즘에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만큼 예금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 은행 예금상품 속속 개발 고객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기존의 확정금리형 정기예금 가입을 꺼리자 은행들이 변동금리형 정기예금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흥은행은 6일 1~6개월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드리블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이 예금은 고객이 예금가입시 금리변동 주기(1ㆍ3ㆍ6개월)를 선택하면 해당 주기마다 적용 금리를 재조정하는 정기예금이다. 한미은행도 2월부터 자유회전예금이라는 일종의 변동금리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금리회전 주기를 월 단위로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는데다 카드사용 실적에 따라 0.1%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신규 정기예금에 가입고객의 90% 이상이 이 예금에 들고 있다. 신한은행은 98년 실속단기회전 정기예금이라는 변동금리예금 상품을 출시,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들어 고객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밖에 하나은행의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한빛은행의 '두루두루 정기예금', 외환은행의 '예스 큰기쁨예금', 서울은행의 '새천년 정기예금' 등 변동금리 예금상품이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시중자금 부동화 현상 심화될 듯 변동금리예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예금을 맡기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변동금리예금을 중도에 해약했을 때 별도의 중도해지 수수료를 물리지 않고 있다. 따라서 3개월 만기 예금이건, 1년 만기 예금이건 상관없이 언제든지 시장환경이 바뀌거나 더 좋은 투자수단이 생기면 인출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예금의 단기화ㆍ부동화는 금리 상승기에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은행의 예금상품뿐만 아니라 투신의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 14일 현재 저축성 예금은 5조8,946억원이 늘어난 421조6,360억원이다. 같은 기간 동안 투신의 단기입출식 상품인 MMF 역시 8,143억원이 늘어난 44조8,00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금리가 중기적으로 상승무드를 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자금흐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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