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요구르트 腸내효과 논란 재연

국내 발효유 업체들이 생산하는 요구르트 대부분이 강산성 위액에서 유산균이 상당부분 파괴돼 장(腸)내 효과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정부 인증기관의 실험결과가 뒤늦게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 품질평가실이 지난해 실시한 '인공위액 내 유산균 생존율' 실험결과에 따르면 5대 발효유 업체의 마시는 요구르트 중 4개사 제품의 유산균 숫자가 임상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기준치(㎖당 10만 CFU)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H, B, S, N, M 등 국내 5대 발효유업체의 '마시는 요구르트' 샘플을 각각 pH 1.2와 pH 1.5의 인공위액에 섞어 2시간 경과 후 '살아있는 유산균' 숫자를 비교ㆍ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유산균을 2중 캡슐로 싼 B사 제품만 음용 후 위를 거쳐 장에 이르러서도 유산균 효과를 정상적으로 유지했고, 나머지 4개사 제품은 생유산균 숫자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 B사 요구르트도 pH 1.5의 인공위액에 섞고 2시간이 경과하자 생유산균수가 ㎖당 28억 CFU에서 53만 CFU로 감소했으나, 임상적으로 유산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도(㎖당 10만 CFU)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S사 제품의 생유산균 숫자는 41억 CFU에서 3만3,000 CFU로, N사 제품은 32억CFU에서 1만4,000 CFU로, H사 제품은 31억 CFU에서 2,000 CFU로, M사 제품은 41억 CFU에서 300 CFU로 각각 떨어져 최소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실험보고서를 통해 "유산균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위를 거쳐 장까지 안전하게 도달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캡슐처리 등을 통해 유산균의 내산성을 강화해야만 요구르트의 유산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산균을 캡슐로 싸지 않은 보통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H사 관계자는 "인공위액과 인간의 위액은 유산균의 생존환경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음식물 유무 등 다른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실험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S사 연구원도 "인체 내 위액의 산도는 장시간 공복으로 있었을 경우에만 pH 1.5 근처까지 낮아진다"면서 "액체 상태의 요구르트는 마신 후 30분이면 위를 통과해 인공위액에 2시간이나 섞어두는 실험은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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