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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간접투자가 대안이다

[동십자각] 간접투자가 대안이다 고진갑 go@sed.co.kr 개미들의 조직력이 강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개미는 구성원간 역할분담이 확실하고 각자 맡은 일에 어긋남이 없어 아무리 덩치가 큰 적이라도 개미들의 조직력에 번번이 당하고 만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에서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는 수가 많고 투자액이 적다는 측면에서 진짜 개미와 비슷할 뿐 조직력 측면에서는 덩치가 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이 같은 사례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급락하는 최근 장세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투자자들이 순매입한 종목 중 상위 30개의 주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평균 11.32% 하락했다. 반면 기관투자가의 하락률은 1.15%, 외국인은 3.66%로 나타나 주가가 떨어진 와중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비교적 손해를 덜 봤다. 주가의 변동폭이 클수록 개인투자자가 더 큰 피해를 본다는 속설이 어김없는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개미가 사면 내리고, 기관이 사면 오른다’는 속언도 어긋나지 않았다. 조사 기간에 외국인은 3조52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조1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판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으며 외국인이 놓은 덫에 개미들이 걸려들고 있는 것이다. 개미들이 ‘골리앗’에게 번번이 당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없는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또 일시적인 재료(테마)에 부화뇌동하고 달콤한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도 ‘고개 숙인 다윗’을 만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지속된다면 결국 골리앗들의 배만 불려줄 뿐 제 주머니 채우기는 어렵다. 개미들이 증시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과학적이고 냉정한 투자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만약 치밀하지 못하고 정보력이 부족하다면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시장 주도세력이 외국인과 기관으로 바뀐 만큼 세계경기나 기업가치를 뒤로하고 과거처럼 비과학적인 투자로 이익을 노리는 것은 낡은 패턴이다. ‘직접투자를 즐기는 개미의 시대는 갔다’는 냉엄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입력시간 : 2007/08/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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