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현실 안주하면 中벤처에 밀릴 것"

美 실리콘밸리 '벤처 조련사' 아이크 리 리테크놀로지 대표


“현실에 안주하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벤처기업에 처질 수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 조련사’ ‘벤처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아이크 리(52) 리테크놀로지 대표는 “한국 벤처기업들이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워싱턴주 초대 비즈니스 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리 대표는 14일(현지시간) 시애틀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빌딩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 경영과 경제학을 공부한 중국의 고급 인재들이 미국식 비즈니스와 회계기준을 중국 기업에 적용하면서 세계 벤처산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벤처기업에 대해 “주식시장에 상장한 일부 유명 벤처기업의 경우 중요한 의사결정을 주주들의 이익을 무시한 채 몇몇 경영진이 자의적으로 하거나 주주보다 최고경영자(CEO)의 이익을 우선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더라도 영업이나 자금조달 등 취약한 부문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 벤처기업들은 컨설팅그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문의 대가를 지불하는 데도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벤처기업들이 외국 진출을 원한다면 현지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해외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 이스라엘은 세계에 퍼져 있는 비즈니스맨과 경제인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조직적인 정보망을 구축해 사업효율성을 높이고 있지만 한국 정부에는 이러한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한국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해외 인력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대구에서 출생해 대학 졸업 후 LG그룹에서 3년간 일하다 80년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89년부터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보안업체인 넷스크린 등 6개 회사를 이미 나스닥에 상장시켰으며 현재 아시아 유망 IT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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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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