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넓고 재취업 쉬워 IMF이후 전문화·고급화 추세
실업자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꾸준히 늘고 있는 직종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 영업직이 바로 그것. 100만 실업시대를 맞고 있지만 영업직 만큼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동안 영업은 다른 직종에 비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사실. 경력을 쌓았더라도 영업성과에 따라 해고와 계약종료를 반복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기업의 인사제도와 판매직을 무시하는 사회풍토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세일즈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선망보다 기피직종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러나 IMF 이후 '수익성 만이 살 길'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낀 기업들이 영업과 수익창출을 강조하기 시작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특히 올해는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 수익성을 기업의 목표로 삼고 '머리가 돌아가는' 영업사원을 최전선에 내세우고 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경영의 최전선에서 뛰는 세일즈맨을 위한 지원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일반사무ㆍ관리직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지만, 영업직은 전문화럭慈史? 되면서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영업직을 선택할 경우 회사가 부도가 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쉽게 재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이 직종이 갖고 있는 장점이다.
인터넷 취업사이트 잡링크(www.joblink.co.kr)가 희망직종을 분석한 결과 99년 월평균 400~500명 수준이던 영업직 희망자수가 2000년에는 월평균 1,100~1,200명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대졸자 취업난이 극심했던 지난해 10월에는 2,500명 수준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www.incruit.com)에서 2월 1일부터 20일 까지 실시한 '영업전문인력 채용박람회 2001'의 열기도 뜨거웠다. 총 52개 업체가 약 6,300~6,800명의 영업사원을 채용하기 위해 참여했고, 4만3,000 여명의 구직자들이 프로 세일즈맨이 되기 위해 박람회를 방문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2,100명의 구직자가 채용박람회를 찾은 것으로 영업직에 대한 구직자들의 높은 관심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금융과 교육관련 기업들의 채용이 많았다.
프로 세일즈맨들은 "불황기에 점점 줄어드는 채용공고 속에서 전문 영업직에 지원여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전공과 적성을 살려 프로 세일즈맨으로 취업난을 극복하는 것도 백수탈출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문 영업직의 채용은 보험사와 신용카드사, 정보통신업, 교육업 등 여러 분야에서 이뤄 지고 있다.
금융업의 경우 동부생명과 AIG생명 등이 지난달 모집했으며, LG화재와 삼성생명도 현재 영업사원을 모집 중이다. 영업인력의 고 학력화, 전문화도 빠르게 진행 중인데 이들 보험사들은 모집직종을 '라이프 플래너, 파이낸셜 컨설턴트, 파이낸셜 플래너' 등으로 지칭 보험ㆍ금융ㆍ자산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메트라이프는 고학력 남성위주로 구성된 종신보험시장의 라이프 플래너를 여성으로 대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섬세하고 꼼꼼한 여성의 특성을 영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보험 아줌마'들을 대졸이상 고학력자로 대체하고, 직장경험을 가진 남성들의 채용도 늘리고 있다.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카드업계의 경우 올해를 흑자규모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영업직 충원을 통해 마케팅기능 강화에 나섰다. 삼성카드와 LG카드 등은 상반기중 800∼1,300여명의 전문 영업직을 모집할 계획. 하나증권과 교보증권, 제일투자신탁증권 등 증권사들도 이 달 중 영업사원을 모집한다.
정보통신 기업에서도 고급기술 영업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다. 그 동안 기술개발에 편중해 왔던 국내 IT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과 안정된 사업기반 확립을 위해 마케팅 등 기술 외적인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KCC정보통신과 코오롱정보통신㈜, LG.PhilipsLCD이 지난 주 서류전형을 마친데 이어 정보보호기술과 한국휘닉스테크놀로지스㈜, MEMEC Korea Branch가 영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전자나 전산학과 등 관련학과를 중심으로 유닉스, 네트워크,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부문의 기술영업 전문가를 찾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