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수법 통과… 4대강 주변 주거·관광시설 개발 허용

박희태 국회의장이 8일 ‘중요 법안’ 으로 규정, 직권 상정해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된 법안은 그간 여야간 첨예한 대립으로 장기간 계류돼 왔었다. 친수구역특별법안은 4대강 경계로부터 2㎞ 이내의 지역에 대한 주택, 레저 시설 등의 개발을 허용하는 법안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 법안이 수자원공사에 4대강 인근지역의 개발권을 줘 부채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강력하게 반대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에 사실상 정부를 대신해 참여한 수공이 투입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특히 한나라당은 친수구역법을 이번 국회 가장 중점 통과시킬 법안으로 인식해 단독 상정을 시도했다. 결국 여야가 이 법안의 국토위 상정을 둘러싸고 두 차례나 몸싸움을 벌인 끝에 상정에 성공했다. 국토위 소관법인 ‘한국토지주택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채무를 정부가 지급보증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LH의 천문학적인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인데,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한 통합으로 부실덩어리가 된 LH를 세금으로 지원해줄 수 없다며 반대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더 많은 부채가 늘어났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수구역법으로 여야가 국토위에서 난항을 거듭하면서 LH법은 국회의 검토 없이 정부안 그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서울대학교를 법인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을 제출한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초학문이 고사하고 대학 사회가 무한시장경쟁체제로 돌입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도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과학비즈니스 벨트법은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거점을 조성해 기초과학 연구역량을 높이고 미래 경제성장 동력을 확충한다는 내용이지만 자유선진당 등 야당들이 과학벨트 입지로 충정 지역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면서 상임위에서 난항을 겪어왔다. 함께 통과한 과학기술기본법은 교육부처에 통폐합된 과학부처를 대신해 과학기술위를 설립하는 등의 내용이다. 야당과 일부 연구계에서 연구개발의 자율성을 해친다며 반대해왔다. 이날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이 법안의 반대 표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장애인활동 지원법은 신체적ㆍ정신적 장애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또는 주간보호 등의 활동지원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돕는 내용이다. 또한 세종특별자치시 설립에 대한 특별법은 당초 예정지에 연기군 잔여지역을 포함시키는 반면, 여론조사결과 편입반대여론이 많은 청원군 강내면 3개 마을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세종시관할구역과 출범시기(2012년 7월1일) 등을 확정한 내용이다. 장학재단설립 개정안은 취업후 학자금 장학금의 문제로 지적된 군 복무 기간 이자 증가를 금지한 내용이다. 이 밖에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해 5도 주민들을 위해 종합개발계획 지원 등을 담은 서해5도 지원 특별법도 통과했다. 우리 군의 해외 파병안이나 파병연장안도 4건 통과했다. 통과된 안건 중 아랍에미레이트(UAE) 파병 동의안내년 1월 1일부터 2012년까지 2년간 150명 이내의 국군 병력을 UAE에 파병하는 내용이다. 그 밖에 ▦소말리아 파병 연장 동의안 ▦유엔 아이티 안정화임무단(MINUSTAH) 파견 연장 동의안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파견연장 동의안도 처리됐다. 이 가운데 UAE 파병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일부에서 한국의 UAE원전 수출의 대가성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