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기업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일부 상장사들이 이익을 과장하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숨기면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공시 번복 혹은 변경 등으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건수는 총 109건으로 지난 한 해 동안의 96건에 비해 20% 가까이 늘었다. 12월 들어 이날까지만 11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11월 5건, 10월 3건으로 줄어들다가 다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올 들어서는 경기침체 여파로 공시를 통해 밝혔던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거나,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악의적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 예고된 진성티이씨는 18일 정정공시를 통해 파생상품 손실을 반영, 지난 3ㆍ4분기에 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계약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부실을 고의로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코어세스는 회사 측에 불리한 소송 판결을 받고도 한 달이 넘어서야 공시한 사례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기업 규모에 비해 과다한 증자 및 사채 발행이 있거나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무리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은 공시 번복이나 변경 등이 많다”고 설명했다. 상습적으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는 사례도 있다. 22일 지정된 붕주는 2년간 총 4번에 걸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정 사유는 이번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결정을 취소해서고, 2월 주권상장금지 가처분신청을 지연공시, 지난해 11월 타법인주식 취득 결정을 취소, 지난해 5월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지연 공시했다. 불성실공시 법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진성티이씨는 18일 공시 번복 전후 5거래일 동안 2번의 하한가를 포함, 모두 50%나 빠졌다. 코어세스와 붕주의 주가총액은 각각 45억원, 46억원에 불과해 상장폐지 위협을 받고 있다. 박종선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은 “공시 번복을 하는 업체는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며 “투자자도 과장 공시인지 내용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