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MBS·MORTGAGE-BACKED SECURITIES)회사가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출범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미국 등 선진국처럼 한꺼번에 목돈을 들이지 않고도 내집을 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직 초기단계여서 당장 급속한 확산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게 되면 주택시장 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MBS의 개념과 이를 100% 활용하는 내집마련 전략을 소개한다.
◇MBS란 무엇인가=금융기관이 집을 담보로 대출해주고 그 채권(債權)을 근거로 발행한 채권(債券)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한꺼번에 대출해주고 이를 나누어 받는 불리함을 덜 수 있다. 즉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아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 것이다. 수요자로서는 집값의 20~30%만 조달하고 나머지 70~80%는 대출을 받아 20~30년에 나누어 갚으면 되기 때문에 큰 목돈이 없어도 내집마련이 가능해진다.
MBS가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크게 다른 점은 집 소유주의 변동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주택담보 대출은 집 소유자(채무자)가 바뀔 때마다 일일이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MBS는 이를 「통지」만 하면 된다.
MBS를 담당하게 될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회사는 최근 자본금 1,001억원으로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에따라 본격적인 업무를 위한 직원교육과 사전준비를 거쳐 오는 11월초에는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국민은행·외환은행·주택은행·삼성생명보험 등 4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어떻게 운영되나=예컨대 A가 2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B은행에서 1억4,000만원을 30년동안 빌리는 경우를 보자. B은행은 담보로 잡은 집과 저당채권을 근거로 증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직접 매각하거나 유동화중개회사를 통해 증권을 발행, 투자자에게 매각해 대출자금을 회사한다는 것이 MBS의 개념이다. 물론 투자자들은 집값 상승 등으로 증권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이 차익을 얻게 된다.
우선 주택수요자가 새로 사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요구하면 금융기관은 신용평가를 거쳐 금리와 상환기관을 확정해 대출을 해준다. 금융기관은 이 집을 근거로 유동화중개회사에 채권을 매각하고 자금을 회수한다. 유동화중개회사는 다시 이 채권으로 증권을 발행, 시중에 유통시킨다.
◇실효성이 있나=전문가들은 MBS가 시행되더라도 당장 급속하게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MBS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가 필수적인 요건인데 아직 국내 시중금리는 너무 높기 때문이다.
2억원짜리 아파트 구입을 위해 1억4,000만원을 빌린후 30년동안 갚는 경우 연리 10%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원금과 이자를 합해 매달 123만8,600원을 부어야 한다. 웬만한 사람 한달 월급과 맞먹는 금액이다.
7%의 금리를 적용하더라도 93만1,423원을 상환해야 하며 5%를 적용하면 원금과 이자상환은 월 75만1,550원이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MBS가 도입되더라도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당장 집값의 절반 이상을 빌리기는 힘들것』이라며 『따라서 금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많아야 40% 이내에서 대출을 받아야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된 증권의 유통도 문제가 된다. 우리 주택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주택저당채권은 안전한 상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투자수익성 면에서는 그리 매력있는 상품이 되질 못한다. 이때문에 시중에서 제대로 유통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