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는 29일 "시장인식과 내 생각이 다르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가 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은 총재 인선발표 직후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으로 해석하면서 실세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총재 내정 이후 시장의 반응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내가 생각하는 것과 시장이 내가 이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의 갭(격차)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또 앞으로의 금리정책에 대한 질문에 "이미 한은에서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있어 의견을 듣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해 대외적인 변화를 감안한 뒤 (금리인상을) 할 때가 되면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 '광의의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할 때 되면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직후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다소 달라진 스탠스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이며 오후 동시호가에서 급등했다.
김 내정자는 한은 독립성에 대해 "독립성은 기본"이라고 강조한 뒤 "한은의 권위를 대내외적으로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오는 4월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통화신용정책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은이 전했다.
김 내정자는 4월1일 취임 전까지 한은 강남본부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보고를 받는 등 준비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