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외화유동성 비율 적신호

5월이후 하락지속 8월말현재 99.4%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106.8%를 기록했던 국내은행들의 평균 유동성 비율이 지난 8월 말 현재 99.4%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유동성 비율 하락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은행들의 외화차입과 대출에 대해 적절한 규제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외화유동성 비율이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정 기간 만기의 외화부채 대비 외화자산의 비율로 감독 당국은 은행들이 외화부채 상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80% 이상(남은 만기 3개월 잔액 기준)으로 비율을 맞추도록 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단기 외화차입은 장기로 외화를 빌리는 것보다 금리가 낮은 장점이 있지만 단기로 빌린 외화를 장기로 운용하는 등 차입과 대출(자산)의 만기구조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외화유동성 위험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올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06.8%를 기록했던 외화유동성 비율은 4월 말 106.9%로 다소 올라간 이후 5월 말 103.0%, 6월 말 101.9%, 7월 말 101.0%, 8월 말 99.4%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은행들의 1년 미만 단기 외화차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데다 1년 이상의 장기 외화대출도 계속해서 증가해 만기 3개월 미만의 잔액을 기준으로 하는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이 5월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별로는 엔화자금 대출 등 외화표시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은행의 유동성 비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은은 특히 7월과 8월 말 90%선까지 유동성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후 단기차입은 계속해서 증가한 반면 시설자금 용도의 1년 이상 장기 외화대출이 많이 나가 유동성 비율이 크게 떨어졌었다"며 "8월 말 이후 장기차입을 다시 늘리고 있어 9월 95% 정도까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비율이 계속해서 떨어질 경우 적절한 규제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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