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무다툼' 푸껫 항공기 이륙직전 가압류

외국 항공사 소속 대형 여객기가 이륙 직전활주로에서 가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사업 철수를 결정한 태국 푸껫항공 소유의 보잉 747-300 여객기가 19일 법원 결정에 의해 가압류됐다. 이 항공기는 당초 지난 10일 오전 11시 방콕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푸껫항공이 정유ㆍ지상조업ㆍ기내식ㆍ착륙료 등 여러 연관사업 분야에 2억3천760여만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상태여서 해당 업체가 `돈을 갚으라'며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 발이 묶였다. 푸껫항공은 인천공항공사에 채무 이행 지불각서를 쓰고 여타 업체에도 밀린 조업료, 정유료, 기내식 대금 등을 갚은 뒤 서울지방항공청의 운항허가를 받아 다시 19일 오후 7시10분 본국으로 출발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푸껫항공의 국내 총판매대리점(GSA:General Sales Agent)을 맡았던 T사가 `총판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하고 철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천지법에 항공기 가압류를 신청, 19일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19일 법원의 항공기 가압류 결정이 오후 6시께 이뤄지면서 항공기 출발 직전 법원 집행관이 공항에 도착, 간발의 차로 항공기 가압류가 집행됐다. T사측은 "총판 계약 보증금 10억원과 최근 항공기 지연 도착으로 공항에서 승객들이 소동을 벌일 때 사태 무마를 위해 대신 지급했던 손해배상금 2억원 등 12억2천여만원을 갚으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푸껫항공은 항공기를 인천공항에 정류하고 계약 예치금과 손해배상액을 공탁한 뒤 가압류 집행정지나 취소를 신청하라'며 T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항공기는 당분간 인천공항 원격주기장에 계속 발이 묶일 전망이며 항공기는 푸껫항공 재산이어서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될 우려도 있다. 서울항공청 관계자는 "헬기나 소형 비행기가 가압류된 적은 있지만 대형 항공기가 가압류된 것은 처음이며 외국 국적기가 가압류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T사의 소송대리인 안중민 변호사는 "일방적인 계약 해지의 부당함 등 채권자 주장의 타당성이 인정돼 가압류가 결정됐다"며 "채무가 해결되지 않으면 T사로부터 항공티켓을 받아 재판매했던 10여개 여행사도 연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푸껫항공이 배상액을 내면 가압류가 취소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본안소송은 태국 법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푸껫항공이 조만간 변호사를 파견해 사건 해결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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