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도 디플레이션 조짐

경기침체속 공급과잉 현상지속따라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자산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미국 경제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일본과 홍콩ㆍ대만등 아시아의 디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이 하락,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현상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은 뉴욕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번 경기침체는 인플레이션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형이 아니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형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다 생산부문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앞으로 2년동안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경기침체기에 연간 인플레이션이 평균 1.5% 포인트 하락한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다 공급 과잉에 따른 자산 거품이 가라앉는 과정에서 물가가 하락할 경우,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경기 사이클에서 자산 거품이 붕괴할 때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3%에서 10%로 하락한 전례에 비추어 현재 사이클에서 미국의 투자비중은 13%에서 11.9%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아직도 공급과잉에 시달리면서 추가적인 물가 하락을 내재하고 있다고 로치는 주장했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산업생산물 가격지수가 16년만에 최저로 하락하는등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후 1년내에 금리 상승 압박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경제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내년말 소비자물가지수는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미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중국은 디플레이션 직전에 있고, 일본ㆍ홍콩ㆍ대만은 디플레이션 와중에 있는데, 미국이 디플레이션에 들어가면 동아시아 국가들의 디플레이션이 확산될 것으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미국의 수입물가가 2.4% 하락하고, 이중 유가는 15.7% 급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노동부가 지난 89년이후 월별 수입물가지수를 조사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으로, 글로벌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뒷바침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물가도 같은 기간 0.7% 하락했다. ◆ 디플레이션(deflation) 총량 개념의 물가가 하락하는 경제 현상으로, 물가 하락을 의미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ion)의 특수한 경우이다. 경기침체기와 회복기 초기에 발생하는데, 기업의 명목 이윤이 떨어지고, 주식등 금융자산 가치가 하락한다. 봉급생활자의 명목 소득이 낮아지므로, 소비가 감소, 경기 회복이 지연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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