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예상보다 13조원이나 초과징수된 세금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올해 세수 초과징수 규모가 당초 예상을 넘어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보다 단기수익성 위주의 기업경영으로 법인세가 당초 목표인 30조원을 넘어섰고 현금영수증 사용의 정착으로 과표 현실화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증권거래세와 종합부동산세 등도 크게 늘어났다. 그만큼 국민의 세부담이 가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로서는 좋을 것 같지만 경기지표에 상관없이 일시적인 세수 초과 현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정부는 불필요한 세출을 늘릴 우려가 높고 올해 늘어난 세수를 토대로 새해 세수추계를 할 경우 크게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참여정부 내내 세수실적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지난 2004년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7.5%나 증가했는데도 3조5,000억원이나 부족하게 징수했다. 또 2005년의 경우에는 징수 부진으로 2조1,000억원을 감액하는 추경을 편성했으며 올해는 사상 최대인 13조원의 초과징수가 이뤄질 전망이다. 들쑥날쑥한 세수실적은 일차적으로는 세수추계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비경기적인 요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수추계와 실적 간 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정확한 세수추계는 재정정책의 근간이다. 오차 범위가 커질수록 정부 정책의 신뢰를 손상시킬 우려가 높다. 더욱이 국민 1인당 세부담액이 해마다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다한 세수초과는 정부를 위해 국민에게 허리띠를 조이라고 강요하는 꼴이다. 특히 경기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세수실적이 크게 초과하면 정부의 씀씀이가 불필요하게 늘어나고 재정운용의 특성상 이후에 세수부족 현상이 일어나도 줄이기가 쉽지 않다. 이런 면에서 정부는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을 활성화함으로써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잠재성장률의 증대가 동반하지 않는 세수실적 증가는 이후에도 계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수추계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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