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진 섬유산업

섬유강국 한국이 지난해 처음으로 의류 등 섬유제품의 수입초과국이 된 것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될 일이다. 섬유산업은 아직도 수출랭킹 8위를 차지하는 중요 산업인 만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요구된다. 섬유제품 1억달러 적자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수익이 박하다 해서 ‘센트 비즈니스’로 불렸던 섬유산업은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에게는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산업이었다. 60년대 우리가 절대빈곤에서 헤어날 수 있었고 70년대 우리가 중화학공업을 일으켜 오늘에 이르기까지에는 바로 섬유산업이 밑거름이 됐다. 일자리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80년대 이후 진행된 급격한 산업구조변화와 함께 고임금 등으로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쓸렸다. 공장가동중단, 생산시설의 해외이주 등으로 사양산업으로 내몰린 것이다. 결국 섬유산업의 경쟁력약화는 지난해 1억달러 적자로 나타났고 이 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 된다. 이 같은 적자는 장갑 등 저가품이 대부분이고 국내 업체들의 현지생산증가로 인해 수입이 늘어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 규모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 섬유산업은 후발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협공 당하고 있다. 저가품은 중국 등 후발국 제품들에. 고가품에서는 이탈리아ㆍ 프랑스 등 선진국들에 밀리고 있다. 시장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도 자국의 섬유산업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섬유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정부는 물론 산ㆍ학ㆍ연 등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계 스스로의 노력이다. 후발국의 추격과 선진국의 기술력에 대응하는 길은 결국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브랜드파워를 늘리는 길 밖에 없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신제품개발에 주력한다면 한국의 섬유산업은 다시 효자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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